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한파속 노동자 3만명 “노조탄압은 대선 논란 물타기용”

등록 2013-11-10 20:04수정 2013-12-08 14:37

1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2013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전태일 열사의 흉상이 세워져 있는 청계천 전태일다리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1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2013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전태일 열사의 흉상이 세워져 있는 청계천 전태일다리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서 ‘전국노동자대회’ 열어
전교조·공무원노조 탄압 규탄
경찰 90개 중대 5400여명 투입
물대포 쏘면서 강제해산 시도
“박근혜 정부는 법과 질서를 내세워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부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만든 조직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합법 속에 남아 있지 않겠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단호한 표정으로 미리 준비한 민주노총 설립신고서를 찢었다. 전교조의 합법성을 부정한 정부에 항의하는 상징적인 행동이었다. 이어 신 위원장은 “여러분들의 가슴속에 잠들어 있는 분노와 투쟁 의지를 깨워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파가 몰아닥친 10일 서울시청 앞 광장을 가득 채운 3만여명(주최쪽·경찰 추산 1만7000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이날 진행된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13 전국노동자대회’에선 최근 고용노동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화, 검찰의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 압수수색 등을 집중적으로 규탄했다. 공안정국과 맞물린 노동조합에 대한 집중포화는 결국 지난 대선의 공정성 논란을 비켜가려는 정권 차원에서 기획된 ‘물타기용 노동탄압’이라는 게 노동계 전반의 판단이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정권과 자본이 이승만 독재와 박정희 독재를 찬양하며 역사를 왜곡하는 것에 침묵해야 하는가. 민주주의 제도를 유린하는 것에, 아이들을 경쟁으로 내모는 것에 침묵해야 할 것인가. 전교조는 법외노조가 되는 상황에서도 결코 침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권재동 공무원노조 서울본부장은 “검찰의 주장대로 공무원노조 14만명이 선거에 개입했다면 혁명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국정원 사태를 물타기 하려고 공무원노조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도 한목소리를 냈다. 전교조 조합원 김성보(37)씨는 “진보 세력과 전쟁을 벌이는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 시절로 세상을 되돌리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이런 시도에 굴복하면 전교조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노조, 다른 시민단체들로까지 이 공격이 확산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더 굳건히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조합원 차아무개(50)씨도 “법외노조가 되면서 우리가 노동자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노조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더욱 좋은 교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공무원노조 소속인 김광렬(44)씨는 “노조 누리집은 조합원뿐 아니라 시민이라면 누구든지 접속해 글을 올릴 수 있는데 검찰이 극우단체의 신고를 받자마자 부리나케 압수수색을 한 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이를 물타기 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내민 카드가 공무원노조 탄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조합원들은 “민주주의 파괴하고 노동자 탄압하는 박근혜 정부를 규탄한다”고 외치며 청계천 ‘전태일 다리’까지 행진했다. 13일은 전태일 열사 43주기다. 이날 서울광장과 종로 일대에 90개 중대 5400여명의 병력과 물대포 차량 9대를 배치한 경찰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쪽으로 방향을 틀어 행진하던 일부 조합원들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며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하지만 시위대가 곧 전태일 다리 쪽으로 되돌아가면서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시위대는 이날 저녁 6시30분께 자진 해산했다.

송호균 박수지 방준호 이재욱 기자 ukno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속보] ‘입시비리’ 조국, 징역 2년 확정…의원직 상실 1.

[속보] ‘입시비리’ 조국, 징역 2년 확정…의원직 상실

오늘 오전 11시45분, 입시비리·감찰무마 혐의 조국 대법원 선고 2.

오늘 오전 11시45분, 입시비리·감찰무마 혐의 조국 대법원 선고

[단독] 도이치 주범 “주가조작은 권오수·김건희 등 합작품인 듯” 3.

[단독] 도이치 주범 “주가조작은 권오수·김건희 등 합작품인 듯”

[단독] 경찰들 “윤석열 ‘가짜 출근’ 쇼…이미 다 아는 사실” 4.

[단독] 경찰들 “윤석열 ‘가짜 출근’ 쇼…이미 다 아는 사실”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 “내 출근 저지 자체가 헌정유린 내란행위” 5.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 “내 출근 저지 자체가 헌정유린 내란행위”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