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54)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을 낳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아무개(54)씨의 집에서 일했다는 한 여성이 “채 총장이 아이의 아버지가 맞다”고 밝혔다고 <티브이조선>이 30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채 총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그 여성의 집에 가본 적도 없다. 다른 사람과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티브이조선>은 임씨의 집에서 2003년 3월부터 2007년 가을까지 보모로 일했다고 주장하는 이아무개씨가 “아이 아버지가 수시로 찾아와 함께 자고 갔다. 집에서 조촐한 돌잔치도 했고 가족 셋이서 여행도 다녀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자신이 임씨의 아들을 생후 7개월부터 6살까지 4년7개월 동안 직접 키웠다고 했다.
이씨는 채 전 총장이 아이의 아버지라는 걸 텔레비전을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수사기획관 할 때 텔레비전에 쏟아져나오더라. 그래서 이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은 2006년 2월부터 2007년 3월까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으로 재직하며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과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 사건 등을 수사했다. 이씨는 채 전 총장의 직책에 대해 “수사기획관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처음엔 아이 아버지가 오면 나에게 ‘방에서 나오지 마라’고 했지만 나중에는 친해져 직접 밥을 차려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아이의 아버지가 채 전 총장이라는 증거로 2006년 연말께 ‘조카처럼 잘 돌봐줘서 고맙습니다’는 내용을 담아 자신에게 직접 써 보냈다는 연하장을 공개했다. <티브이조선>은 “사설 감정기관 두 곳에 의뢰한 결과 ‘채 전 총장 필적과 매우 비슷하다’는 답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채 전 총장은 이런 보도를 접하고 격분했다고 그의 변호사가 전했다. 채 전 총장은 변호사를 통해 “그 여성의 집에 가본 적도 없고, 연하장을 보낸 적도 없다. 엉뚱한 사람과 착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사실무근의 의혹을 제기한 특정 언론사는 유전자 검사 후 진행될 강력한 법적 조처들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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