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진상조사 발표, 채총장 사표수리 위한 ‘출구전략’인듯

등록 2013-09-27 22:33수정 2013-09-27 23:04

검찰 관계자 “청와대와 법무부가 조율한 듯”
법무부가 27일 채동욱(54)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결과를 발표한 것은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에 따라 채 총장의 사표가 수리되도록 ‘출구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진실 규명이 우선”이라며 채 총장의 사표 수리를 미뤘던 청와대가 검찰총장 공백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황교안(56) 법무부 장관의 건의라는 모양새를 갖춰 사태를 매듭지으려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황 장관이 법무부 감찰관실을 동원해 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에 개입한 목적은 채 총장의 사퇴를 압박하려는 의도였다는 게 대체적인 검찰 내부의 시각이었다. 그러나 강제조사 권한이 없는 법무부 감찰은 진상을 규명할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만 채 총장의 혼외 아들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상황에서 채 총장은 감찰 거부 태도를 분명히 했고, 혼외 아들로 보도된 채아무개군과 어머니 임아무개씨의 협조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감찰에 나선 검사들도 마땅히 조사할 방법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로선 ‘선 진상규명, 후 사표수리’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법무부 감찰로는 혼외 아들 여부가 맞는지 규명할 방법이 없자 사표를 수리할 명분을 찾고자 ‘진상규명 결과 의혹 충분 → 황 장관의 사표수리 건의’라는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와 법무부가 사표 수리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너무 짜고 하는 티가 나기 때문에 곧장 사표를 수리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정도로 마무리하는 게 채 총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이날 진상규명 결과를 발표하며 감찰로 전환할 뜻이 없다고 밝힌 것은 법무부의 진상조사 착수가 채 총장한테서 사표를 받기 위한 의도였다는 의혹을 뒷받침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법무부 발표대로 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을 인정할 만한 진술과 정황 자료를 확보했다면 감찰로 전환하는 게 정상인데 정작 감찰은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감찰로 (채 총장을) 몰아낸 걸로 볼 수 있다. 채 총장이 잘했든 못했든 본질은 채 총장이 마음에 안 드니까 사생활을 들춰내 몰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가 순수하게 검찰의 명예를 위해 논란을 종식시키려고 했다면 오늘 진상규명 결과처럼 발표하면 안 된다. ‘당사자 협조가 없어 감찰이 무의미하며 검찰총장의 공백이 길어지면 곤란하니 사표를 수리해달라’고 했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채 총장에 대한 흠집내기다. 결국 청와대의 출구전략인데 법률가란 사람들이 증거도 없이 한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정필 김원철 기자 fermat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한양대 교수들도 시국선언 “모든 분야 반동과 퇴행…윤석열 퇴진” [전문] 1.

한양대 교수들도 시국선언 “모든 분야 반동과 퇴행…윤석열 퇴진” [전문]

9살 손잡고 “떨어지면 편입”…대치동 그 학원 1800명 북새통 2.

9살 손잡고 “떨어지면 편입”…대치동 그 학원 1800명 북새통

백종원 선생님 믿고 갔는데 “최악”…우산 쓰고 음식 먹었다 3.

백종원 선생님 믿고 갔는데 “최악”…우산 쓰고 음식 먹었다

[단독] 인권위 1년 조사 끝에…‘이충상의 직장 갑질’ 보고서 나왔다 4.

[단독] 인권위 1년 조사 끝에…‘이충상의 직장 갑질’ 보고서 나왔다

수능 D-9, ‘이것’ 안 지키면 시험 무효…수험생들 유의하세요 5.

수능 D-9, ‘이것’ 안 지키면 시험 무효…수험생들 유의하세요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