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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채동욱 감찰 나선 법무부, 전방위 ‘신상털기’?

등록 2013-09-22 20:24수정 2013-09-24 13:32

혼외 아들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떠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조형물에 청사가 비춰져 있다. 뉴스1
혼외 아들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떠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조형물에 청사가 비춰져 있다. 뉴스1
‘혼외 아들’ 여부 조사 실효성 의문
유전자검사 등 강제할 권한 없고
의혹 시점상 징계 시효 이미 끝나
“수집 정보 불법성 가리는 게 우선”
법무부가 채동욱(54)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에 대한 감찰에 앞서 진상조사 작업에 본격 착수했으나 검찰 안팎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강제조사 권한이 없는 법무부 감찰관실이 채 총장 등에게 유전자 검사 등을 강제할 수단이 없는데다, 혼외 아들을 낳았다는 시점상 감찰의 전제조건이 되는 징계처분의 시효도 이미 끝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혼외 아들 어머니라는 주장이 제기된 임아무개(54)씨가 채 총장에게 혼외 자식임을 인정해달라고 소송을 건 것도 아니어서 무리한 감찰 추진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법무부와 검찰 등의 말을 종합하면, 황교안(56)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받은 법무부 감찰관실은 채 총장의 가족관계 등 기초적인 감찰 자료 수집에 나섰다. 감찰관실은 임씨의 이모인 주아무개씨도 최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감찰로 전환하려면 장관 자문기구인 감찰위원회(위원 9명)의 검토 및 권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

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은 채 총장과 혼외 아들이라는 채아무개(11)군의 유전자를 직접 채취해 검사해야 매듭을 지을 수 있는 사안이다. 법무부가 진실을 캐겠다고 나선다면 ‘유전자 검사’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셈이다. 채 총장과 임씨, 채군 3명의 협조가 기본 전제다.

그러나 법무부 감찰을 통해 유전자 검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채 총장은 민사소송으로 혼외 아들 의혹을 규명하되 감찰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고, 임씨가 11살 아들에게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도 적다.

그렇다고 법무부가 유전자 검사 등을 강제할 권한도 없다. 감찰 대상자 외의 참고인에게 자료 제출이나 출석·답변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강제조사는 할 수 없다. 감찰 대상자인 채 총장은 진술서 제출 등에 대한 법무부의 협조 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감찰을 받을 수 있지만, 일반인인 임씨 등은 요구에 불응하면 그만이다.

채 총장 혼외 아들 의혹의 경우 징계시효가 지났다는 점도 감찰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품게 한다. 법무부 감찰규정은 ‘징계처분의 요건이 되는 행위를 범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조사한다’고 돼 있다. 조사 결과로 비위 발생 시점을 특정해 징계시효가 완성되면 주의조처를 할 수 있다. 임씨가 혼외 아들을 낳았다는 시점은 2002년이다. 검사징계법을 보면 징계는 사유가 있는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이를 청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혹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채 총장은 징계 청구 대상이 아닌 것이다.

법무부가 진상조사의 단서로 삼고 있는 증거의 위법성 여부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든 감찰이든 적법하게 얻은 증거를 기본으로 처벌이나 징계가 가능하다. 법무부가 <조선일보> 보도 등에 나온 학적부, 혈액형, 출입국기록 등을 단서로 진상조사에 나섰다면 정보 수집 과정의 불법성을 우선 가리는 게 법률가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감찰의 실효성 논란이 빚어지면서 혼외 아들 의혹을 명분으로 내세워 채 총장의 ‘신상털기’에 나서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선일보> 보도 하나를 꼬투리 잡아 총장을 몰아세운다거나, 나가겠다는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걸 보면 뭐라도 흠집을 잡아 순순히 내보내지는 않겠다는 의도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채동욱 파문’과 ‘유신 검찰’의 그림자 [#167- 성한용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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