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진상 및 축소·은폐 의혹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 시국회의’가 주최한 ‘국정원 개혁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12차 범국민 행동의 날’ 행사가 13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촛불집회 반응
“국정원이 아무리 세다고 해도 검찰총장을 물러나게 하다니 정말 이해가 안 되고 무섭네요.”
9월13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참여연대 등 288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진상 및 축소·은폐 의혹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 시국회의’가 주최한 ‘국정원 규탄 12차 범국민대회’에 중학생인 아들과 함께 참석한 주부 박가람(43)씨의 말이다. 박씨는 “채동욱 검찰총장 스스로 사퇴했다고 하지만 누구나 알지 않나.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하니까 그것을 견제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시민 김경환(37)씨도 “오늘 뉴스를 보고 정말 놀랐다. 그동안 검찰의 수사 과정을 보면서 간만에 검찰에 대한 믿음을 가졌는데 이렇게 채 총장이 사퇴하니 허탈한 마음”이라고 했다.
시민사회는 채 총장의 사퇴 말고도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이 향후 촛불집회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채 총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와 이석기 사태 등 정국 전반의 불안함이 가져오는 요소도 있지만 학계나 종교계 등의 시국선언이 오히려 확대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시민의 의지를 모아 나가기 위한 촛불집회는 굳건히 이어 간다는 게 시국회의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시국회의의 한 관계자는 “이럴 때일수록 진보당도 촛불집회에서 이석기 사태와 관련한 집중적인 선전을 펼치기보다는 자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국회의도 직간접적으로 그런 입장을 진보당 쪽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쪽 추산 3만명(경찰 추산 3000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시국회의가 준비한 공식 손팻말에 적힌 문구는 “그래도 촛불은 계속된다”였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