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공간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화투 정도는…생각들 하는 거 같아
이런 작은 잘못이 모여 사태 낳은 것”
화투 정도는…생각들 하는 거 같아
이런 작은 잘못이 모여 사태 낳은 것”
이번 사태 관련자들은 상대를 향해 음주·도박을 일삼았다는 흠을 계속 들추어내고 있다. 종단 밖에서 보기에는 조계종 승려 모두 음주·도박을 가까이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한국 불교 역사를 통틀어 두루 존경을 받고 있는 큰스님 가운데 기행을 일삼은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 근대 선불교의 꽃’이라 불리는 경허 스님은 법문을 하다가 갑자기 옷을 모두 벗기도 했다. 법당에 앉은 여성 신도들 앞에서 “어머니는 이것을 보고 내 아들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내 본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인사 조실로 있던 시절, 경허 스님은 여인을 방으로 불러들여 침식을 같이하기도 했다. “스승님이 음행을 저질렀다”고 제자들이 분노했지만 알고 보니 그 여인이 한센병 환자였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평소에도 음주와 흡연을 일삼는 큰스님이 많았다. 승려들이 술을 ‘곡차’, 담배를 ‘향공양’이라고 순화해서 부르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술·담배 등 계율에서 벗어나는 일탈을 선사들의 기행으로 받아들이는 ‘문화적 관용’이 불교계에 널리 퍼져 있음을 방증한다.
그러나 큰스님들이 기행을 통해 알리고자 했던 참뜻은 이해하지 못하고 그 기행만 따라하는 왜곡된 풍조가 있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승려는 “스님들 사이에 우스갯소리로 ‘술, 도박, 여자 가운데 하나는 해야 미치지 않는다’는 말이 돈다”며 “큰스님들의 가르침을 왜곡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불교 관계자는 “남성들끼리 폐쇄된 공간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가끔 화투 정도는 칠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는 거 같다. 이런 작은 잘못들이 모여서 지금의 도박사태를 낳은 거 같다”며 혀를 찼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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