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창간 24돌 특집] 탈출! 피로사회
주거·교육·의료를 개인이 오롯이 책임지는 사회는
끊임없이 일할 수밖에 없다
주거·교육·의료를 개인이 오롯이 책임지는 사회는
끊임없이 일할 수밖에 없다
강수돌(51) 고려대 교수(경영학)의 저서 <일중독 벗어나기>에 따르면, ‘일중독자’의 유형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어릴 때 많은 칭찬을 받고 자라 성공적인 경험에 중독되는 경우.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해 일에 몰두하는 경우. 실패 경험으로부터 오는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성과를 추구하는 경우다. 세 가지 유형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의 정체성을 일을 통해 찾으려 하기 때문에, 내면이 충만하지 못하고 항상 허전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일중독자는 보통 자신이 일중독인지 모른다. 일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일단 자기의 상태를 인정하고, 친구나 가족에게 도움을 구해야 한다. 회사에서도 전문가 상담실을 만들거나 조직 만능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회사 분위기를 항상 활기차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중독을 개인적 차원에서만 해결할 수는 없다. 사회 분위기나 시스템이 개인을 성취에 목숨 걸게 만드는 요인도 크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일중독은 성과를 지향하는 사회시스템을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생긴다”며 “탈락·낙오에 대한 두려움이 강한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성취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주거·교육·의료 문제를 공동체가 함께 해결하는 사회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본적인 생활 기반을 오롯이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사회에서는 이를 박탈당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업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 교수는 “일거리가 없어 ‘나도 일중독에 걸리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일중독을 벗어나자’는 주장은 한가한 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며 “일자리·노동시간 나누기 등 최근 진행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 김찬경, 전 총리 아들을 상임이사로 채용
■ 인천 장례식장 난투극 조폭들 최고 18년 선고
■ 김재철, 무용가집 근처 술집·식당서 2500만원 결제
■ 전 천하장사 이준희, 노인 상대 사기 행각
■ ‘미워도 다시 한번’…통합진보당 가입운동 확산
■ 김찬경, 전 총리 아들을 상임이사로 채용
■ 인천 장례식장 난투극 조폭들 최고 18년 선고
■ 김재철, 무용가집 근처 술집·식당서 2500만원 결제
■ 전 천하장사 이준희, 노인 상대 사기 행각
■ ‘미워도 다시 한번’…통합진보당 가입운동 확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