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권고안 받을지만 결정하라” 협상 미뤄
노조쪽 “조남호 회장 사태해결 진정성 의문”
노조쪽 “조남호 회장 사태해결 진정성 의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박상철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의 11일 만남을 계기로 재개된 한진중공업 노사 교섭이 초기부터 난항에 부닥쳤다.
각 3명이 나선 노사 교섭팀은 조 회장과 박 위원장이 교섭에 적극 나서기로 합의한 11일 밤 10시께부터 1시간 동안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회의실에서 협상을 벌인 뒤, 12일 오전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협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회사 쪽이 12일로 280일째 영도조선소 선박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5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먼저 선박 크레인에서 내려오고, 14일 예정인 노조 위원장(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 선거가 끝나면 협상하자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또 회사 쪽은 11일 밤 교섭에서 노조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권고안을 받을 것인지만 결정하라”고 통보했다.
두번째 협상부터 충돌하자 ‘정리해고자 94명을 1년 안에 재고용하는 것’을 뼈대로 한 권고안을 만들었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간사인 한나라당 이범관 의원과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급히 부산 한진중공업에 가 회사 쪽을 설득하고 있다.
금속노조 쪽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전날 조 회장과 박 위원장이 적극 교섭하자고 합의해 노조 실무 교섭팀 3명을 급히 부산으로 보냈는데,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 등 회사 쪽 교섭팀이 사실상 교섭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는 12일 보도자료를 내어 “한진중공업은 더이상 회장과 사장이 서로 다른 의견과 태도를 보일 것이 아니라 국회 환노위 권고안 수용에 대해 조 회장이 직접 노사 합의로 확약하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조 회장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노사 교섭이 활발히 이뤄지면 회사가 지지하는 노조 위원장 후보가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해 협상을 뒤로 미루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최현준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