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소선씨의 장례 4일째를 맞은 6일 오후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가 연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추모의 밤’ 행사에서 한진중공업 해고자 가족들이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씨 얼굴이 인쇄된 판화 그림을 들고서 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부산/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김진숙 위원 만난 이소선씨 영정
시민 80명과 ‘희망버스’ 타고
‘김위원 농성 크레인’ 보이는 곳으로
서울·부산·제주 등서 추모집회 열려
시민 80명과 ‘희망버스’ 타고
‘김위원 농성 크레인’ 보이는 곳으로
서울·부산·제주 등서 추모집회 열려
‘영원한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82)씨의 영정이 6일 부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244일째 농성중인 김진숙(5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 곁을 찾았다.
이날 오전 11시50분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한 희망버스에 오른 이씨의 영정은 저녁 7시30분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김 지도위원이 농성중인 크레인이 보이는 ㅅ아파트 근처에 닿았다. 그의 넋을 기리는 노동자, 시민 80명이 버스 두 대에 나눠 탔고, 버스 맨 앞자리에 고인의 영정을 품에 끌어안은 청계피복노조(현 서울의류노조) 이승숙(49) 조합원이 탔다.
박계현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은 “몸이 불편해 1~2차 희망버스를 타지 못하셨던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께서 너무나 간절히 희망버스를 원하시는 것을 보고 7월18일 재단이 직접 버스를 빌려 3차 희망버스(7월30일) 대열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뒤 바로 뵙고 왔는데 2시간 만에 쓰러지셨다”며 “이제야 어머니께서 소원을 이루셨다”고 말했다.
추모집회는 부산 시민까지 4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임시 무대에서 열렸다. 이씨가 생전에 노동자들이 농성하는 현장을 찾아가 격려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나오자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나왔다. 저녁 8시30분께 김 지도위원은 휴대전화를 연결한 스피커를 통해 “어머니가 두 번이나 전화를 걸어 ‘오시겠다’고 했으나 내가 만류했다. 반드시 크레인에서 내려가서 뵙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가시니 너무나 죄송하다”고 애통해했다. 이어 “자신의 안위보다 늘 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감사드리는 삶을 사신 어머니가 너무나 그립다”고 말했다. 이날 영도조선소 앞 말고도 서울, 울산, 경남, 광주, 제주 강정마을 등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 곁에 서왔던 이씨의 삶을 돌아보며 넋을 위로했다.
장례위원회는 7일 아침 8시 서울대병원에서 발인한 뒤 오전 10시께 서울 대학로에서 영결식을 연다. 이어 오후 1시께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 동상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오후 5시께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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