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카라’ 대표인 영화감독 임순례(돼지 가면을 쓴 이)씨와 회원들이 31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구제역 확진 없는 예방 차원의 살처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과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구제역 충남까지 확산
구제역을 예방하기 위해 돼지 3000여마리를 매립한 경기도 파주의 한 계곡에서 핏물이 흘러나와 방역당국이 긴급조사에 나섰다. 정부가 구제역에 걸린 소와 돼지를 무차별 살처분하면서 시민단체 등이 강력 경고했던 ‘침출수 오염’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5시께 파주시 광탄면 김아무개(61)씨의 개 사육장에서 평소 식수로 끌어쓰던 계곡물에서 핏물이 섞여나왔다. 이 마을에서는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 돼지 3000여마리를 살처분해 이 사육장 인근 야산에 묻은 것으로 확인됐다. 〈SBS〉는 2일 저녁 <8시뉴스>에서 이 사육장의 물 호스에서 핏물이 계속 흘러나오는 모습을 보도했다. 사육장 주변에 얼어붙은 물에서도 핏빛이 선명했다.
이를 두고 살처분 돼지에서 나온 핏물이 인근 계곡으로 흘러들어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돼지들이 매립된 장소 옆에는 붉은 침출수가 고여 있었다고 〈SBS〉는 전했다. 파주시는 “돼지를 매몰한 지역에는 문제가 없다”며 “주변의 다른 오염 때문에 침출수가 붉게 보였을 수 있어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돼지가 산 채로 매몰되는 과정에서 출혈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돼지 매립지에 깔린 비닐이 매몰 과정에서 찢겨 돼지 사체에서 나온 피가 계곡이나 지하로 흘러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정규식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SBS〉에서 “이중장치된 비닐을 뚫고 침출물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등은 침출수 우려를 제기하며 대만처럼 콘크리트 옹벽을 설치한 뒤 동물들을 매립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파주시는 정화조를 설치하고 긴급 조처를 취한 상태지만 돼지 사체에서 피가 흘러나왔다면 지하수까지 오염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구제역과 관련해 정부가 살처분한 소·돼지는 70만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구제역은 2일 충남까지 번지는 등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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