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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제엔 ‘보수’ 사회엔 ‘진보’…좌→우 약간 이동

등록 2008-01-01 10:09수정 2008-01-02 15:39

2004년과 2007년 국민의식 비교
2004년과 2007년 국민의식 비교
전반적 보수화 단정못해…현정부 실정 영향줬을수도
자영업자 성장·규제완화 지지 ‘보수화 핵심으로’
[다시 그리고 함께] 새로운 모색을 위하여
제1부 민심읽기 - (상) 국민 의식 심층분석

이번 국민의식 조사 결과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가 큰 폭으로 줄고, 자신의 이념성향을 ‘보수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늘어난 것을 두고 ‘민심의 대변화’ 혹은 ‘보수화의 징표’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고 풀이한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의 이념성향을 ‘매우진보/진보/중도/보수/매우보수’로 나눠 1~5점씩(‘중도’=3)을 주고 평균이념값을 구한 결과, 지난 2004년 조사 때는 2.92였던 것이 이번 조사에서는 3.16으로 나타났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에 대해 “통계적으로는 중도 이념성향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이념성향 평균값 변화
국민이념성향 평균값 변화

이번 설문 조사 내용을 통계학적으로 더욱 엄밀한 ‘카이제곱’(Chi-square)방식으로 검증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분석 결과, 이번 조사의 응답자들은 ‘나이와 교육수준’에 따라 이념성향과 상관관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지표를 토대로 이념 성향을 확인해봤더니 나이가 어릴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진보적이었고, 고연령·저학력일수록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전반적인 보수화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준한 교수는 “방향성은 보수화의 조짐이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국사회가 이미 보수화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경제 상황과 노무현 정부의 실정이 이런 기류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사회·정치 분야에서는 진보적 가치를 선호하고 경제분야에서는 보수적 가치를 선호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도 “국가의 역할에 대한 기대나 부자들의 사회적 책임, 경제성장에 대한 바람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전체적으로 국민들은 진보나 보수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영업자 이념성향
자영업자 이념성향
이번 조사에서는 직업별로 따져볼 때, 자영업자들이 이념적 가치 지향이나 미래 전망에 있어 다른 직업군보다 매우 강한 보수적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 눈에 띈다. ‘분배보다 경제성장이 우선해야 한다’(60.6%), ‘시장에서의 국가와 정부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57.1%), ‘대기업과 재벌에 대한 규제를 지금보다 완화해야 한다’(61.0%)는 견해가 전체 직업군 가운데 가장 높았다. 기업에서의 고용과 해고를 규제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도 전체 평균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낮았다.

자영업자는 또 ‘바람직한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한 설문에서도 사회복지가 잘 갖춰진 사회보다 경제적·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힘없는 사람이 보호받는 사회보다 능력있는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를 선호하는 비율이 다른 직업군에 견줘 가장 높았다. 실제 자영업자의 58.1%가 이번 대선에서 경제성장과 감세·규제완화를 내건 이명박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부(59.7%)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자영업자와 무급 가족종사자 비율은 2006년 현재 15살 이상 인구의 3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 14.4%에 견줘 갑절 이상 높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자영업자의 78.3%가 40대 이상이다. 유권자의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경제에 민감하고 성장을 중시하는 자영업자의 선택이 이번 대선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어떻게 조사·검증했나] 소득·이념 등 교차분석, 주관적 해석 위험 줄여

카이스퀘어 테스트(Chi-Square Test) 또는 카이제곱 검증이란, 연령·성별·소득수준·이념처럼 서로 다른 두 개의 변수가 독립적인지 아니면 서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할 때 사용하는 통계기법이다. 예를 들어, 혈액형 분포가 남녀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고 싶다면 성별과 혈액형을 ‘변수’로 놓고 검증하는 것이다.

〈한겨레〉는 국민 1천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결과를 나이, 이념, 소득수준, 학력 등 다양한 변수를 대입해 교차분석해봤다. 그 결과, 이번 조사에서 나이와 학력은 이념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었다. 이런 검증방식은 일반 설문조사로 집계된 수치(빈도)를 놓고 주관적으로 해석할 위험성을 줄이고, 통계적 엄밀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겨레 관련기사]

▶ 한국사회, ‘진보적 가치’ 여전히 선호
▶ 경제엔 ‘보수’ 사회엔 ‘진보’…좌→우 약간 이동
▶ 20대 보수화? 56%가 “재벌규제 강화”
▶ ‘나는 보수’ 64%가 “풍요보다 복지가 낫다”
▶ [기고] 중도층 증가 사실이지만 보수화 신호인지 불확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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