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삼성 행보’ 인사 포함돼 논란…사제단도 부정적
삼성 비자금 의혹 특별수사·감찰본부(본부장 박한철)는 22일 강찬우(사시28회)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과 김강욱(사시 29회) 대검찰청 중수2과장, 지익상(사시 29회)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장 등 3명을 수사팀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 “적절하지 않은 인선”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수남 특본 차장은 “수사 능력과 경험, 조직 안 신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팀장들을 뽑았다”며 “대검으로부터 계좌추적팀, 회계분석팀, 디지털분석팀의 지원을 받아 수사 검사 10명과 수사관 40여명으로 수사팀을 마저 구성해 다음주부터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찬우 부장은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의 주임검사를 맡고 있어 삼성의 경영권 승계 의혹 부분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강욱 중수2과장과 지익상 부장은 비자금 조성과 로비 의혹을 맡게 된다.
그러나 애초 팀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문무일 대검 중수1과장이 빠진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문 과장은 삼성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이 수사를 맡아주기를 희망했던 검사다. 검찰 주변에서는 문 과장이 팀장 인선 마지막 단계에서 빠졌다는 말도 나온다. 대신 기업 비자금 수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정상명 검찰총장의 경북고 후배인 김강욱 과장이 뽑힌 셈이다. 이에 대해 김수남 차장은 “대검 수사력의 핵심인 중수1·2과장을 모두 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세 팀장 가운데 상당히 친 삼성적인 언행을 보여온 이도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쪽은 이번 인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국회 법사위가 삼성 비자금 특검법 처리에 합의함에 따라 특본은 수사에 착수하기 전부터 김이 빠지게 됐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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