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상품권 발행ㆍ영등위 심의ㆍ자금용처 주시
검찰이 20일 성인 오락기 `바다이야기' 제조사 대표 등을 무더기 사법처리한 데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사행성 성인오락기 문제를 엄정 수사ㆍ단속하라"고 지시하면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다이야기 사태는 오락기 자체의 사행성 뿐만 아니라 심의 및 등급 허가 과정을 둘러싼 로비 의혹, 상품권 사업의 대통령 측근 연루설 등 여러 의혹이 정치권 등에서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수사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영등위 심의과정 의혹= 검찰이 수사를 확대할 경우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게임물 심사과정에 불법 요소가 있었는지를 밝히는 게 가장 우선적인 목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브리핑에서 검찰은 바다이야기가 프로그램 소스를 영등위에 따로 제출하지 않고 실제 게임기 작동 내용과 다른 설명서를 영등위에 제출해 심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영등위가 실제 프로그램의 설계도인 프로그램 소스를 확인하지 못해 사행성이 뚜렷한 게임기가 심의를 통과하고 전국의 영업장에 팔려나갈 수 있었다는 것.
영등위가 작년 5월 바다이야기 새 버전에 대해 사행성 여부 판단을 위한 90일간의 등급분류 보류 조치를 내리고도 아무 조치 없이 다시 허가를 내 주고, 영등위 간부가 다른 프로그램 등급 청탁 명목으로 브로커에게 1천만원을 받는 등 심의 과정의 부적절한 문제점도 노출됐다.
이번에 구속기소된 `황금성' 관계자들이 영등위의 `이용불가' 판정을 받자 위원실을 찾아와 위원을 협박하는 등 상식 밖의 행태를 보인 사실도 포착됐다.
영등위의 심사 등을 둘러싼 이런 문제점들은 앞으로 검찰의 최우선 조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게임업자들이 영등위 심의에 직접 개입하거나 위원들을 협박해 유리한 결정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상품권 발행 비리 의혹= 한나라당 박찬숙은 이날 "사행성 게임장에서 사용되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들에 대한 문화관광부의 심사가 졸속이어서 자격 요건에 미달하는 업체들이 아무런 제약없이 상품권을 발행해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 상품권 발행업체로 인증된 22곳에 대한 문화부의 재심 결과, 사실상 이 업체들 모두(재심신청 포기업체 제외)가 심사시 허위 자료를 제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작년 7월 허가제에서 지정제로 바뀐 뒤에도 비리 관행은 여전해서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을 위한 로비 의혹이 곳곳에서 불거져 나왔다는 게 박의원의 주장이다. 상품권 업자들 사이에서는 "문화부에서 상품권 지정업체로 선정되려면 수십억 원의 로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에 대한 의혹도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특히 상품권을 현금으로 환전하는 과정에 탈세 등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상품권 유통 상의 구조적인 문제도 수차례 지적돼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상품권 발행과 관련해 영화배우 명계남씨가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어서 이 부분 수사도 주요한 관심사다. 상품권 수사가 이뤄지면 문화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 자금 용처 추적 = 바다이야기 제작사인 에이원비즈와 판매사인 지코프라임이 1대당 550만원~770만원인 게임기를 팔아 지금까지 올린 총 매출액은 3천억원대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순익은 약 1천억원대로 추산돼 이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도 검찰이 밝혀야 할 대목이다. 검찰은 이 돈의 흐름을 광범위하게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이원비즈는 탈세 혐의로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고 이후 검찰에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이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각 게임장의 지분이 폭력조직 또는 정치권에 유입되지는 않았는지도 봐야한다. 검찰에 따르면 오락기 1대당 하루 10만원꼴의 수익을 내고 있고 게임장 평균 수십대의 게임기를 설치해놓고 있어서 하루 매출만 수백만원에 달한다. `돈이 모이는 곳에 불법과 탈법이 모인다'는 사회 속성상 업자들이 `노다지'로 여기는 사행성 오락실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자금 흐름 추적은 새로운 범죄 여부를 밝혀낼 주요 수사 항목이다. ◇ 우회상장엔 문제 없나 = 지코프라임이 우전시스텍을 인수해 코스닥에 우회 상장하는 과정에 노무현 대통령의 친조카 노지원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검찰은 지코프라임이 코스닥 상장을 시도하면서 왜 우전시스텍을 선택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또 지코프라임 대주주들이 우전시스텍에 노지원씨가 이사로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도 확인하지 못했다. 사행성 프로그램을 단속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목적이어서 노지원씨 관련 부분은 당초부터 수사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노지원씨 관련 의혹을 20일 해명하면서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여러 의혹들이 남아있는 만큼 고발 등을 통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다면 철저히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씨가 우전시스텍에 근무하면서 지코프라임에 인수될 때까지 이를 까맣게 몰랐다는 것이나 우전시스텍이 청와대의 경고를 수 차례 받은 노씨를 계속 고용한 점, 노씨의 사임이 자발적이었는지, 지코프라임의 해임의사에 따른 것이었는지 등이 일차적인 규명 대상이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 (서울=연합뉴스)
◇ 상품권 발행 비리 의혹= 한나라당 박찬숙은 이날 "사행성 게임장에서 사용되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들에 대한 문화관광부의 심사가 졸속이어서 자격 요건에 미달하는 업체들이 아무런 제약없이 상품권을 발행해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 상품권 발행업체로 인증된 22곳에 대한 문화부의 재심 결과, 사실상 이 업체들 모두(재심신청 포기업체 제외)가 심사시 허위 자료를 제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작년 7월 허가제에서 지정제로 바뀐 뒤에도 비리 관행은 여전해서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을 위한 로비 의혹이 곳곳에서 불거져 나왔다는 게 박의원의 주장이다. 상품권 업자들 사이에서는 "문화부에서 상품권 지정업체로 선정되려면 수십억 원의 로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에 대한 의혹도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특히 상품권을 현금으로 환전하는 과정에 탈세 등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상품권 유통 상의 구조적인 문제도 수차례 지적돼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상품권 발행과 관련해 영화배우 명계남씨가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어서 이 부분 수사도 주요한 관심사다. 상품권 수사가 이뤄지면 문화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 자금 용처 추적 = 바다이야기 제작사인 에이원비즈와 판매사인 지코프라임이 1대당 550만원~770만원인 게임기를 팔아 지금까지 올린 총 매출액은 3천억원대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순익은 약 1천억원대로 추산돼 이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도 검찰이 밝혀야 할 대목이다. 검찰은 이 돈의 흐름을 광범위하게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이원비즈는 탈세 혐의로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고 이후 검찰에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이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각 게임장의 지분이 폭력조직 또는 정치권에 유입되지는 않았는지도 봐야한다. 검찰에 따르면 오락기 1대당 하루 10만원꼴의 수익을 내고 있고 게임장 평균 수십대의 게임기를 설치해놓고 있어서 하루 매출만 수백만원에 달한다. `돈이 모이는 곳에 불법과 탈법이 모인다'는 사회 속성상 업자들이 `노다지'로 여기는 사행성 오락실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자금 흐름 추적은 새로운 범죄 여부를 밝혀낼 주요 수사 항목이다. ◇ 우회상장엔 문제 없나 = 지코프라임이 우전시스텍을 인수해 코스닥에 우회 상장하는 과정에 노무현 대통령의 친조카 노지원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검찰은 지코프라임이 코스닥 상장을 시도하면서 왜 우전시스텍을 선택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또 지코프라임 대주주들이 우전시스텍에 노지원씨가 이사로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도 확인하지 못했다. 사행성 프로그램을 단속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목적이어서 노지원씨 관련 부분은 당초부터 수사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노지원씨 관련 의혹을 20일 해명하면서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여러 의혹들이 남아있는 만큼 고발 등을 통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다면 철저히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씨가 우전시스텍에 근무하면서 지코프라임에 인수될 때까지 이를 까맣게 몰랐다는 것이나 우전시스텍이 청와대의 경고를 수 차례 받은 노씨를 계속 고용한 점, 노씨의 사임이 자발적이었는지, 지코프라임의 해임의사에 따른 것이었는지 등이 일차적인 규명 대상이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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