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부산 서면에 새로 문을 연 ㅂ성인오락실 앞에 유명 연예인과 프로스포츠 선수 등이 보낸 개업 축하 화환이 늘어서 있다. 이 업소는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ㅇ사의 오락기 87대를 들여놓고 영업하고 있다. 부산/특별취재반
[비상등 켜진 도박 공화국] 불법 오락실 신고현장
‘연타‘ 터지고 상품권 돌고도는데 경찰 휘~ 둘러보고 ‘이상무’ 업주와 몇마디 나눈뒤 “입증 안됐다” 종결…“오해받을 짓 말라” 충고도 ■ 지난 18일 오후 경기 성남시 신흥역 근처 ㅂ오락실
70대의 게임기 중 50대 가량이 쉬지 않고 움직인다. 담배 연기 자욱하다. “사흘째 여기서 살고 있다”는 30대의 한 남성이 퀭한 눈으로 기자에게 말했다. “조그맣게 한식당 하는데 3일 동안 500(만원) 날렸어. 다 빌린 돈인데…. 아가씨는 내 옆에 오지 마, 중독되는 거 옮으면 큰일나.” 그는 말을 이었다. “누가 이기나 기계랑 싸우는 거거든. 이게 중독이야. 또 맨날 오락실에서 오라고 (휴대폰) 문자가 와.” 이곳을 상품권 불법 재사용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상품권은 한차례 사용 뒤 환수돼야 하지만 이 업소는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10여분 만인 오후 4시14분께 도착한 경찰관 2명은 오락실이 자리잡은 건물 2층에 잠시 들렀다 곧장 1층으로 내려갔고, 업주와 몇 마디만 나눈 뒤 10분 만에 철수했다. 일체의 실사가 없었던지라 대개의 손님은 경찰이 온 줄도 모른 채 ‘평온히’ 도박에만 몰입했다. ■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ㅇ오락실 건 돈의 수백배가 넘는 상금이 수십~수백 차례로 나뉘어 터지는 이른바 ‘연타’가 나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5천~1만원의 걸기 돈으로 250만~300만원을 딸 수 있게 하는 연타는 손님을 꼬드기는 대표적인 사행 조장 행위다. 또 게임기를 개·변조했을 가능성도 암시한다. 때문에 사행행위특례법에 따라 기기 공급업자나 업주 등이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5천만원 이하로 처벌될 수 있다. 이날 경찰 출동 뒤 연타는 터지지 않았고 경찰도 오락실 카운터에서만 직원과 10여분 얘기한 뒤 유유히 사라져버렸다. 그 뒤 연타가 보란듯 다시 터지는 이 오락실은 140석 규모의 초대형 업소로, 서울에서 가장 번창해온 가게 중 하나다. 폭우로 나라가 들썩였던 이날 50여명 손님이 기계를 2~3대씩 붙들고 있는 통에 빈 게임기를 찾기 어려웠다. 새 손님이 5분마다 2~3명씩 끝없이 드나들었다. 50대의 한 남성은 연타를 맞아 한동안 기계에서 쏟아내는 상품권 100장(5만점·50만원)을 단숨에 손에 쥐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입증이 안 됐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 지난 13일 저녁 9시께 부산 금정구 서동의 ㅅ게임랜드 오락기 88대 규모의 오락실에 50여명의 손님이 바글거렸다. 곧 35번, 43번 오락기에서 ‘연타’가 터지기 시작하자 손님들이 그 주위로 몰려들었다. 이어서 기자가 1만원을 집어넣은 기계에서도 2만점이 두 차례 연달아 터졌다. 기계는 상품권 8장을 뱉어냈다. 상품권 뒷면에 인쇄된 일련번호를 살펴보니 뒤죽박죽이었다. 원래 한차례 사용한 뒤 발급업체에 돌려보내 폐기해야 하는 상품권을 다시 사용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경찰에 상품권 재사용을 신고하자 30분 만에 경찰관 2명이 도착했다. 그러자 오락실 앞 환전소에 앉아 있던 중년 남성이 경찰관을 따라 들어갔다. 오락실의 실제 주인인 모양이었다. 경찰은 오락실 안에서 장부 몇 개와 카운터에 보관 중이던 상품권을 살펴봤다. 정작 일련번호가 맞지 않는 상품권이 들어 있는 오락기를 열어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10여분 뒤 오락실을 나온 경찰관은 중년 남성에게 “오늘같이 신고가 많이 들어오는 날 오해받을 짓 하지 말라”고 충고한 뒤 떠났다. 이후 부산경찰청에 확인해 보니 경찰은 이 업소에 대한 <한겨레> 취재진의 신고와 관련해 “위반 사실 발견하지 못함”이라고 결론내렸다. 그동안 주춤했던 불법 성인오락실의 숨통이 다시 트이고 있다. 성인피시방에 뺏긴 고객을 되찾으려고 더 과감히 불법적 사행성을 높인데다, 손님들은 성인피시방 단속을 피해 되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성인오락실은 경찰 단속으로부터 거의 자유로운 무법지대임을 그들도 알고 있지 않을까. 특별취재반 hours24@hani.co.kr
‘연타‘ 터지고 상품권 돌고도는데 경찰 휘~ 둘러보고 ‘이상무’ 업주와 몇마디 나눈뒤 “입증 안됐다” 종결…“오해받을 짓 말라” 충고도 ■ 지난 18일 오후 경기 성남시 신흥역 근처 ㅂ오락실
70대의 게임기 중 50대 가량이 쉬지 않고 움직인다. 담배 연기 자욱하다. “사흘째 여기서 살고 있다”는 30대의 한 남성이 퀭한 눈으로 기자에게 말했다. “조그맣게 한식당 하는데 3일 동안 500(만원) 날렸어. 다 빌린 돈인데…. 아가씨는 내 옆에 오지 마, 중독되는 거 옮으면 큰일나.” 그는 말을 이었다. “누가 이기나 기계랑 싸우는 거거든. 이게 중독이야. 또 맨날 오락실에서 오라고 (휴대폰) 문자가 와.” 이곳을 상품권 불법 재사용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상품권은 한차례 사용 뒤 환수돼야 하지만 이 업소는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10여분 만인 오후 4시14분께 도착한 경찰관 2명은 오락실이 자리잡은 건물 2층에 잠시 들렀다 곧장 1층으로 내려갔고, 업주와 몇 마디만 나눈 뒤 10분 만에 철수했다. 일체의 실사가 없었던지라 대개의 손님은 경찰이 온 줄도 모른 채 ‘평온히’ 도박에만 몰입했다. ■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ㅇ오락실 건 돈의 수백배가 넘는 상금이 수십~수백 차례로 나뉘어 터지는 이른바 ‘연타’가 나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5천~1만원의 걸기 돈으로 250만~300만원을 딸 수 있게 하는 연타는 손님을 꼬드기는 대표적인 사행 조장 행위다. 또 게임기를 개·변조했을 가능성도 암시한다. 때문에 사행행위특례법에 따라 기기 공급업자나 업주 등이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5천만원 이하로 처벌될 수 있다. 이날 경찰 출동 뒤 연타는 터지지 않았고 경찰도 오락실 카운터에서만 직원과 10여분 얘기한 뒤 유유히 사라져버렸다. 그 뒤 연타가 보란듯 다시 터지는 이 오락실은 140석 규모의 초대형 업소로, 서울에서 가장 번창해온 가게 중 하나다. 폭우로 나라가 들썩였던 이날 50여명 손님이 기계를 2~3대씩 붙들고 있는 통에 빈 게임기를 찾기 어려웠다. 새 손님이 5분마다 2~3명씩 끝없이 드나들었다. 50대의 한 남성은 연타를 맞아 한동안 기계에서 쏟아내는 상품권 100장(5만점·50만원)을 단숨에 손에 쥐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입증이 안 됐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 지난 13일 저녁 9시께 부산 금정구 서동의 ㅅ게임랜드 오락기 88대 규모의 오락실에 50여명의 손님이 바글거렸다. 곧 35번, 43번 오락기에서 ‘연타’가 터지기 시작하자 손님들이 그 주위로 몰려들었다. 이어서 기자가 1만원을 집어넣은 기계에서도 2만점이 두 차례 연달아 터졌다. 기계는 상품권 8장을 뱉어냈다. 상품권 뒷면에 인쇄된 일련번호를 살펴보니 뒤죽박죽이었다. 원래 한차례 사용한 뒤 발급업체에 돌려보내 폐기해야 하는 상품권을 다시 사용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경찰에 상품권 재사용을 신고하자 30분 만에 경찰관 2명이 도착했다. 그러자 오락실 앞 환전소에 앉아 있던 중년 남성이 경찰관을 따라 들어갔다. 오락실의 실제 주인인 모양이었다. 경찰은 오락실 안에서 장부 몇 개와 카운터에 보관 중이던 상품권을 살펴봤다. 정작 일련번호가 맞지 않는 상품권이 들어 있는 오락기를 열어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10여분 뒤 오락실을 나온 경찰관은 중년 남성에게 “오늘같이 신고가 많이 들어오는 날 오해받을 짓 하지 말라”고 충고한 뒤 떠났다. 이후 부산경찰청에 확인해 보니 경찰은 이 업소에 대한 <한겨레> 취재진의 신고와 관련해 “위반 사실 발견하지 못함”이라고 결론내렸다. 그동안 주춤했던 불법 성인오락실의 숨통이 다시 트이고 있다. 성인피시방에 뺏긴 고객을 되찾으려고 더 과감히 불법적 사행성을 높인데다, 손님들은 성인피시방 단속을 피해 되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성인오락실은 경찰 단속으로부터 거의 자유로운 무법지대임을 그들도 알고 있지 않을까. 특별취재반 hours2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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