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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봉천동 ‘세자매 살해’ 용의자 검거

등록 2006-04-24 09:39수정 2006-04-24 17:12

"봉천동 자매 등 8건 범행 여성 5명 살해" 자백
안경.마스크로 위장…범행기사 스크랩도
"부자만 보면 죽이고 싶어"

`희대의 연쇄살인극' 유영철 사건이 전모를 드러낸 지 1년9개월만에 경찰에 붙잡힌 한 30대 강도사건 용의자가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최소한 여성 5명을 연쇄살해했다고 자백해 경찰의 집중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발생한 `세자매 피습사건' 등 서울 서남부지역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정모(37)씨를 붙잡아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정씨는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으며 영장 발부 여부는 오후 결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4년 2월부터 지금까지 관악, 금천, 영등포 등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8건의 강도살인.상해를 일삼아 여성 5명을 살해하고 8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정씨가 이날까지 자백한 범행 8건 중 작년 4월 이후 저지른 5건에 대해 별도 증거를 확보해 범행사실을 확인했으며 `부자가 싫었다'는 정씨의 범행동기 관련 진술에 따라 여죄를 추궁 중이다.

◇ `막가파식' 범행 =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4년 2월 이후 최근까지 영등포.금천.관악구 등 서울 서남부 일대에서 주로 여성들을 노려 최소한 5명을 숨지게 하고 8명에게 중상을 입혔다고 자백했다.


정씨가 자백한 범행 중에는 3월27일 새벽 발생한 봉천동 3자매 피습 사건도 포함돼 있다.

정씨는 당시 관악구 봉천8동 김모(55)씨의 단독주택에 침입, 잠을 자던 김씨의 세 딸을 둔기로 때려 이 중 한 명을 숨지게 했고 2명을 중태에 빠뜨린 뒤 이불 등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 중태에 빠졌던 2명 중 1명도 결국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정씨는 가정집을 털 때는 서민층 거주 지역을 골랐고 범행 도중 들키거나 금품이 적을 경우 화를 내면서 피해자들의 머리를 둔기로 무차별 가격했으며 인적드문 공원 주변이나 주택가 골목길에서 강도짓을 할 때는 피해자를 고른 뒤 쫓아가 흉기로 찌르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에서 70대 노모와 누나 등과 함께 사는 정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을 범행 무대로 택했으며 모자와 마스크, 안경 등을 이용해 변장한 뒤 범행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또 자신의 범행을 다룬 신문기사를 스크랩해 집에 보관하면서 '완전범죄'를 노리기도 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22일 신길동에서 강도상해 사건 현행범으로 정씨를 긴급체포한 뒤 교통카드 조회 결과를 근거로 정씨를 추궁한 끝에 "지하철 2호선으로 이동하면서 연쇄 강도사건을 저질렀다"는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 범행동기 = 정씨는 경찰에서 범행동기와 관련, "직장도 못 구하고 결혼도 못해 화가 나 부자만 보면 죽이고 싶어진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정씨가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경우처럼 `증오형 범죄'를 일삼았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정씨가 1995년 처음 겪은 수감생활 중 동료 재소자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면서 그의 대인기피증과 피해의식이 심각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전과 5범인 정씨가 주로 금품을 노리고 범행을 일삼았다는 점을중시, 일단 그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경제적 궁핍상황에 처하자 범행을 일삼은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 검거경위와 수사방향 = 정씨는 22일 새벽 4시45분께 영등포구 신길동 김모(47)씨의 반지하집을 털다 잠에서 깬 집주인 김씨 등에게 격투 끝에 붙잡혔다.

정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연행되던 중 도주했으나 인근 주민의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2시간만에 다시 붙잡혔다.

경찰은 정씨의 자백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지문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하는 한편 다른 미제사건들과 관련이 없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지인들을 상대로 정씨의 성장과정이나 교우관계 등을 조사해 범행동기도 규명할 계획이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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