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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②‘걸어서 한강까지’ 해법없나 : ‘묘안’ 찾아라

등록 2006-04-15 10:04수정 2006-10-06 17:33

강남·북 8~10차선 도로 ‘접근권’ 가로막아
보행제방·지하보도·육교 증설 등 제안 봇물

한강 평화·생태의 젖줄로 - ②‘걸어서 한강까지’ 해법없나

2006년은 제1차 한강개발이 시작된 지 40년, 제2차 한강개발이 마무리된 지 20년이 되는 해다. 옛 한양의 명당수였던 청계천 복원 이후, 현대 서울의 중심 하천인 한강을 되살리자는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각 정당의 서울시장 후보들과 시민단체들이 생태, 교통, 물류, 여가, 남북협력 등 갖가지 한강 관련 공약과 구상을 내놓고 있다. <한겨레>는 6차례에 걸쳐 ‘한강 되살리기’의 주요 쟁점들을 살펴본다.

1960년대 서울에서 자란 사람들은 한강으로 가려면 그냥 강 쪽으로 걸어가면 됐다. 당시 한강가에는 둑이 있었고, 그 위로 좁은 둑길이 있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차도 드물던 시절이었다. 뚝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노수홍(53) 연세대 교수는 “걸어가 제방을 넘으면 곧바로 탁 트인 백사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용산이나 마포, 영등포, 노량진에 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모래섬이었던 잠실이나 여의도엔 둑조차도 없었다.

그러나 이젠 그렇게 한강가로 다가갈 수 없다. 74.7㎞에 이르는 한강가 제방 위아래는 서울 교통의 대동맥인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가 8~10차로씩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한강에 좀더 쉽게 다가가려는 이들의 고민도 모두 여기에서 비롯한다.

이 해법은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부 후보 및 보행교통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보행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크게 보면 ‘슈퍼뱅크(슈퍼둑)·지하차도 만들기’ ‘건널목 놓기’ ‘육갑문(제방문)·지하도 강화’ ‘육교 강화’ 등으로 나눠진다.


‘슈퍼뱅크’는 맹형규 한나라당 예비후보가 제안한 안으로, 가장 널리 알려졌다. 이는 강변도로가 둑보다 낮으면, 강변도로 위에 지붕을 씌워 한강가로 이어지는 보행지역을 만드는 구상이다. 일본 도쿄 스미다강변 일부 구간에는 이런 시설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이 방안엔 반대의견도 적지 않다. 배기목 대진대 교수는 “비용이 많이 들고 또하나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어서 추천할 만한 것이 못 된다”고 말했다. 또 이는 강변도로가 둑보다 상당히 낮아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시정개발연구원(시정연)의 김경철 선임연구위원과 정석 동북아도시센터장은 “보행 접근이 필요한 일부 구간에서는 강변도로를 지하차도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시야 확보와 수평적 접근, 설치 용이성 등에서 슈퍼뱅크보다 낫다”는 설명이다.

강변도로 폭을 줄여 건널목을 놓자는 의견도 있다. 민만기 녹색교통 사무처장은 “양쪽 강변도로를 지금의 절반인 4~5차로로 줄이고 건널목을 놓는 게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안은 서울의 도시 규모나 교통 체계까지 흔들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지하도(육갑문)나 육교 등 기존의 접근시설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가장 편리한 시설인 지하도·육갑문이 43개로 턱없이 부족한데, 이를 100~200개 정도로 늘리고 시설을 개선하면 한강가는 시민들에게 개방된 것이나 다름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하도·육갑문은 홍수 대비 시설을 함께 만들어야 하고, 비용도 1곳에 30억원씩이나 드는 게 단점이다.

이신해 시정연 연구위원이나 배기목 교수는 육교를 늘리고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강 둔치로 바로 연결하는 보행용 다리를 필요한 곳에 놓는 게 바람직하다”며 “계단이 아니라 경사로 형태로 하고, 선유교처럼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다리를 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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