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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② 도나우강변 : 강가 접근성 높여

등록 2006-07-20 21:19수정 2006-10-06 17:27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의 도나우 강변은 인도와 전찻길, 차도가 사이좋게 공간을 나눠쓰고 있다. 강과 가까운 곳부터 인도-차도-인도(자전거 도로)-전찻길이 놓여 있는 세체니란츠 다리 부근의 도나우 서쪽 강변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의 도나우 강변은 인도와 전찻길, 차도가 사이좋게 공간을 나눠쓰고 있다. 강과 가까운 곳부터 인도-차도-인도(자전거 도로)-전찻길이 놓여 있는 세체니란츠 다리 부근의 도나우 서쪽 강변
강변차도는 1차로만…신호등 아무때나 눌러 건너게
도나우강변 행인·전차·자전거 사이좋게 나눠써
부다페스트시 ‘2차로’ 제안 환경론자 반대 무산
파리 센강 주변은 휴가철 동안 차량통행 금지
한강 평화·생태의 젖줄로 - 2부 외국의 강
② 강가 접근성 높여 시민 품으로

헝가리 부다페스트시는 서울과 마찬가지로 강 주변에 자동차 도로가 놓여있다. 그래서 부다페스트 시민들도 도나우 강가에 접근하려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부다페스트의 도나우강가와 서울 한강가 사이에는 넘기 힘든 차이가 있다. 부다페스트의 강변도로는 그렇게 넓지도 위협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부다페스트의 강변 도로에도 자동차가 적지 않지만, 너비가 왕복 2차로(서울은 8~10차로)에 불과하고, 아무 때고 사람이 눌러서 켤 수 있는 신호등까지 설치돼 있다. 또 자동차 도로 옆 강 쪽으로는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인도까지 있다. 최근 부다페스트 시는 왕복 2차로밖에 안 되는 강변도로를 왕복 4차로로 넓히자는 제안을 시민들에게 내놨지만, “강 너비가 좁아지고 강 접근이 불편해진다”는 환경주의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부다페스트시 도나우강의 또 하나 큰 특징은 강변을 보행자와 전차와 자동차가 사이좋게 나눠서 쓰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강변에 보행자(자전거) 도로와 전차길과 자동차 도로가 3중으로 놓여있다. 시민들은 강변에 가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강변 전차와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다. 강변엔 주차장이 별로 없어 자동차로 강변에 접근하는 게 가장 불편하다.

대표적인 강변인 ‘세체니 란츠’(사슬) 다리 주변을 보면 강 서쪽은 전차길-인도(자전거도로)-차도-인도-강 순으로 돼 있고, 강 동쪽은 강-백사장·숲-인도-전차길-차도 순으로 돼 있다. 이렇듯 강 주변으로 접근 방법이 쉽고 다양해서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휴식, 관광 등 강 주변 활동이 활발하다.

퍼퍼넥 라슬로 중부 도나우강 환경수자원 공사 연구위원은 “부다페스트시는 앞으로 부다쪽(강 서쪽·강 동쪽은 페스트) 강변 보행로를 넓히고 나무와 풀을 심어 공원으로 바꿀 계획”이라며 “의회에서 올해 안에 통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쪽 머르기트 다리에서 남쪽 자유의 다리에 이르는 3.5㎞ 가량의 도심 강변 양쪽에 놓인 전차는 대단히 편리하고 운치있는 교통 수단이다. 이 구간의 강변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록돼 있을 만큼 아름다워 관광객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이기도 하다.

그러나 헝가리와 부다페스트 정부는 시민들이 강가에 접근하기가 여전히 불편하다고 보고 이를 개선할 방안을 연구 중이다. 버르거 미클로슈 헝가리 환경부 차관보는 “강변의 도로가 시민들의 강 이용을 어렵게 해서 강가에 쉽게 접근할 장기적 방안을 고민중”이라며 “강변도로를 땅 아래에 만들고 위를 공원으로 만드는 방안, 지하도를 통해 강가로 접근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도 강변 접근성과 활동성을 높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업은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이 지난 2002년부터 센강 주변에서 시작한 ‘파리 플라주’일 것이다. 이것은 7~8월 여름 휴가철 동안 센강 강변도로 ‘튈르리 터널~앙리4세 다리’ 3.5㎞ 가량에 인공적으로 모래톱을 만들고, 야자수, 파라솔 등을 놓아 시민들이 일광욕을 즐길 수 있게 한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센강 주변은 휴가철 동안 온전히 보행자들 차지가 됐다. 이 동안엔 해당 구간을 포함해 6㎞ 가량의 강변 도로에서 차량 통행이 금지되며, 보행자와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를 탄 사람만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여름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이 구간 강변도로는 일요일마다 차량 진입이 금지돼 보행자들에게 열려 있다.

앙드레 마리 블롱 파리도시연구소 부소장은 “시민들의 반응이 무척 좋아 브뤼셀, 빈, 런던 등에서 비슷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150만 유로의 비용은 세계 최대 시멘트 회사 가운데 하나인 라파즈가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업을 서울 한강의 강변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서울시와 성남시에서도 지난 2004년, ‘파리 플라주’를 본떠 한강과 탄천 둔치 일부에 인공 백사장을 조성했지만, 그다지 호응은 좋지 않았다. 또 올해 4월엔 한강의 강변 도로를 활용하는 달리기·인라인스케이트 대회가 열렸지만, 자동차 이용자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안태준 건축사는 “한국은 주말에도 일하거나 도시 밖으로 이동하는 자동차 수요가 많아 당장에 이런 사업을 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프랑스처럼 주5일 근무제가 정착해 주말을 집이나 도시 안에서 지내는 분위기가 생긴다면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부다페스트 파리/글·사진 김규원 조기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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