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인 지난 25일 새벽에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진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지난 26일 경찰과 소방 당국이 합동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탄절 발생한 서울 도봉구 아파트에서 난 불로 2명이 대피하다 숨진 일이 발생하자, ‘화재포비아’(공포증)로 방독면 등 화재 대응 용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비상 대응 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7일 온라인몰 지마켓은 도봉구 화재가 발생한 당일과 이튿날인 지난 25~26일 이틀간 ‘방독마스크’ 판매량이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화기와 완강기·경보기 등 소방용품 판매량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에스에스지(SSG)닷컴에서도 소화기 등 안전용품 매출이 지난달보다 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쇼핑몰 ‘쇼핑 트렌드 차트’ 순위를 봐도 25~26일 기준 이용자가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는 ‘방독면’이었다. ‘화재 방독면’, ‘완강기’도 검색 순위권 안에 들었다. 특히 30~40대의 경우 ‘방독면’이 검색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 쇼핑몰 ‘트렌드 차트’ 순위를 보면 전연령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는 ‘방독면’이었다. 이외에도 ‘화재 방독면’, ‘완강기’ 등 화재 대응 용품과 관련된 검색어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네이버쇼핑몰 누리집 갈무리
아파트 단지 주민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화재 대비 교육과 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6일 경기 고양시 및 남양주시의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커뮤니티에 “관리사무소나 조합사무국에 화재 대비 교육이나 훈련을 요구하자. 소방 안전교육을 받고 싶다”, “화재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사전 안내, 모의훈련, 단계별 대응 매뉴얼 공유 등이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와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육아 커뮤니티 등에서도 동네 아파트 단지의 자동개폐장치 작동 및 방화문 관리 여부 등을 공유하며 대응 방법을 논의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는 “일반 방독면은 착용하기 복잡하기 때문에 생활·미니방독면 등 빨리 착용할 수 있는 간편한 방독면을 잘 찾아 구비하는게 좋다”며 “불이 나면 유독가스에 따른 질식사가 80% 수준으로 높기 때문에 손수건보다 방독면을 쓰면 눈도 보호하고, 대피할 때 양손을 다 쓸 수 있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