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숨진 서울 대치동 선경아파트 70대 경비원에게 산업재해가 인정됐다.
근로복지공단은 숨진 경비원 박아무개씨의 유족 쪽이 지난 6월 청구한 산업재해 유족급여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5일 유족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박씨가 숨진 사실이 경비원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족 쪽을 대리한 법무법인 마중은 “과거 1년 근로계약에서 3개월 초단기 근로계약으로 바뀌면서 고인의 고용환경이 불안해졌고, 열악한 휴식공간 문제, 그리고 근로계약이 바뀌면서 심해진 관리소장의 괴롭힘 등으로 인한 ‘직장 내 갑질’ 때문에 고인이 숨졌다고 봤다”며 산재 신청 배경에 대해 밝혔다.
숨진 박씨의 동료 경비원 홍아무개(52)씨는 “지난 8개월간 고인의 죽음만큼이나 황망한 후속 조치로 경비대원들은 파리 목숨이 돼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며 “산재 판정이 시련의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3월14일 아침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대치동 선경아파트 단지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숨지기 전 주변 동료들에게 관리소장 갑질에 힘들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관리소장에게 범죄 혐의가 없다고 보고 지난 7월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관리소장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조사한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은 지난달 용역업체 쪽에 개선지도 조처(과태료 부과)를 했다.
최근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는 새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1월까지 현재 경비원 인원 76명을 33명으로 줄인다고 밝혔다.
박씨의 동료 경비원들은 오는 20일 오전 아파트 앞에서 박씨의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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