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1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휴전협정을 위반했다며 가자지구에서 전투를 재개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일시 휴전이 종료된 뒤 전투가 재개되면서 하루 만에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1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178명이 숨지고 58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휴전 기간인 지난 7일 동안 중단됐던 전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역에서 공습과 시가전을 벌이고 하마스도 로켓 공격으로 맞서면서 더욱 격화했다. 부상자 중 대다수는 여성과 미성년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 중에는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5명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스라엘군(IDF)이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7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휴전협정을 위반했다”며 가자지구에서의 전투를 재개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하마스 테러 조직 제거를 위해 여러분의 거주 지역에 압도적인 군사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며 "모든 군사 활동을 멀리하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에서도 이스라엘을 향한 로켓 공격이 이어졌고, 가자지구 주변 이스라엘 마을 곳곳에서는 공습 경보가 울렸다.
가자지구 내 부상자를 수용할 병원은 이미 포화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 내 36개 병원 중 절반만이 겨우 운영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다시 시작된 폭력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제임스 엘더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대변인은 “남부 나세르 병원 등 의료시설이 다시금 부상자로 넘쳐나고 있다”면서 “전쟁의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더는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전투 재개로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의 송환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지난 7일 간 105명의 인질이 석방됐으나 여전히 136명이 억류 상태로, 이들 중 17명이 여성과 어린이다.
전쟁이 주변국으로 확대될 위기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휴전 연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중재는 계속됐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적 휴전을 연장하기 위해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투 재개는 인도주의적 휴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휴전 종료 후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은 중재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인도주의적 재앙을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