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원 상임위원이 11월22일 인권위 상임위원회가 열리는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넉달간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가인권위원회 침해구제제1위원회(인권위 침해구제1소위)가 오는 7일 재개한다. 침해구제1소위원장인 김용원 상임위원이 인사 조치를 요구해온 사무처 간부 2명이 장기휴가에 들어가는 형태로 책임을 지면서다.
인권위는 지난 30일 누리집에 침해구제1소위 회의를 12월7일 오후 2시에 연다고 밝혔다. 소위를 3개월간 열지 않아 11월2일 인권단체에 의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당했던 김 상임위원은 당시 “제가 요구한 사무처 인사 조치를 송두환 위원장이 하지 않았다. 고발을 할 거면 송두환 위원장부터 고발하라”면서 책임을 송두환 위원장과 아래 간부들에게 돌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인사 조치 요구를 당했던 침해조사국장과 조사총괄과장은 이후 소위가 열리지 않고 인권침해 당사자들이 낸 진정사건이 처리되지 않으면서 상당한 책임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임위원은 각각 장기휴가를 낸 해당 국·과장이 업무 배제를 자청한 것으로 판단하고, 침해구제1소위를 다시 열기로 했다.
김 상임위원의 인사 조치 요구의 첫 발단은 8월1일 열린 침해1소위였다. 이 자리에서 정의기억연대의 수요집회 보호요청 진정 건에 대해 위원간 의견이 합의되지 않자, 김용원 상임위원은 ‘기각 선언’을 하며 회의를 종료했다. 그러나 소위에 참여했던 김수정 위원은 이에 대해 “정당한 의결절차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사무처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후 조사총괄과가 9월8일 기각 결정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자료를 내자, 김 상임위원은 간부들이 허위공문서를 작성하고 자신의 지시를 불이행했다면서 이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송두환 위원장에게 요구해왔다. 김 상임위원은 두 간부에 대한 인사 조치를 하지 않으면 줄곧 소위를 열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김 상임위원은 1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송두환 위원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소위원장의 조사 부서 간부 교체요청을 거부하고 있으나, 조사 부서의 간부(국장 및 과장)가 스스로 소위원회 업무에서 배제되기를 원하여 이를 수용하고 소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인권위의 한 관계자는 “상임위원의 억지와 몽니로 인해 애꿎은 간부가 피해를 본 셈”이라고 말했다.
침해구제1소위는 검·경 등 주로 권력기관과 관련된 진정사건을 다루는 곳으로, 12월7일 소위에선 그동안 밀려있던 총 317건(보고 21건, 의결 296건)의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고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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