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광주 동아여고 3월21일 저녁 학교급식 사진.
누리꾼 제보로 사실 확인, 학교쪽 “식단 불충실, 배식 미숙 탓” 해명
“삶은 계란이 맑은 국물에 띄워져 있으면 계란탕일까? 알탕일까?” 광주광역시에 있는 한 고등학교가 부실한 학교급식으로 도마에 올랐다. 누리꾼 ‘닮큐멘터리’는 27일 자신의 블로그(http://blog.daum.net/rmwjrmfo)에 ‘어느 학교의 계란탕’이라는 글을 올려 “지난 21일 저녁 형제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나온 급식메뉴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계란탕’이라고 나온 국이 맑은 국물에 삶은 계란 1개가 띄워져 있었다”며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그는 “이 학교에서 하루에 나오는 음식물쓰레기 양이 100리터짜리 6통”이라며 “급식이 안 좋으니까 (학생들은) 아예 먹지 않고 매점으로 달려간다”고 전했다. 고발 글을 올린 계기가 ‘계란탕’에 있지만, 그 동안 누적된 학교쪽의 부실한 급식이 원인이었음을 추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 학교는 직영으로 학교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 1명당 월 급식비가 10만원이고, 한끼 책정 예산이 2100원이지만, 학교급식법에 따라 이 가운데 70%인 1340원이 식품 구입비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낚인 글이냐? 진짜냐? 이 글이 올라온 뒤 누리꾼은 조작 사진이냐 아니냐를 두고 반신반의했다. ‘진위 논란’이 인 것이다. 설마 학교 급식에서 저런 메뉴를 `계란탕'이라고 제공할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푸하하하 계란탕… 진짜 센스있다…”( ‘호랑이멍멍’)거나 “저건 알탕 아닌가요?”(타잔)라며 비꼰 이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부실한 학교 급식에 분개했다. ‘촛불’은 “고2 학생을 둔 부모 입장으로 화가 난다”며 “그 사람들은 자식이 없답니까?”라고 흥분했다. ‘다음’은 “급식비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부모들은 힘들게 내고 있다”며 “과연 누구를 위한 급식이냐?”고 따졌다. ‘억순이’는 “정말 너무한다. 자식을 둔 부모로서 할 말을 잊었다”고 했으며, ‘자유’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이런 말도 안되는 급식을 줄 수가 있느냐”고 꾸짖었다. ‘inhan’는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해야 할 대상”이라며 “틀림없이 업체와 학교 사이에 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굴산심마니’도 “2100원짜리 직영 급식으로는 너무 심하다”며 “당장 검찰은 모든 서류를 압류해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현정님’은 “전국적으로 급식 감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참에 도시락싸기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름다운바다’는 “도시락 싸기 운동을 전개하는 게 좋을 듯 하다”며 “(학생 뿐 아니라) 교사들도 단합해야 한다”고 썼다. ‘푸른안개’도 “마음이 너무 아파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며 “차라리 반찬이 김치 한가지라도 도시락을 갖고 다니라고 해야겠다”고 말했다.
동아여고 홈페이지에 올라온 학교급식 관련 사과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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