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관이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사할 당시 마약 모임을 함께 한 일행 3명이 11일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경찰관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와 관련해 당시 모임을 주도한 3명 중 2명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서부지법 정인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향정) 위반 혐의를 받는 정아무개(45)씨와 이아무개(31)씨에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김아무개(31)씨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정 판사는 정씨와 이씨에 대해선 “증거인멸과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봤지만, 김씨에 대해선 “주거가 일정하다는 점 등을 볼 때 도주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혐의사실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소환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등 지금 단계에서 구속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새벽 5시께 용산구 소재 아파트 단지 내에서 경찰관 ㄱ씨가 추락해 사망한 사건과 관련, 장소 제공자와 주최자 등 핵심 피의자 3명에 대해 지난 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영장이 기각된 김씨의 혐의가 가장 덜 무거운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구속된 남은 두명은 각각 장소 제공 및 마약 공급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을 포함해 모임 동석자 21명 중 최소 5명이 마약류 정밀 감정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동석자 일부가 모임에 참석하기 전 들른 이태원 클럽을 지난 5일 압수수색 하는 등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추락해 숨진 경찰관의 마약 투약 여부도 조사 중이다. 또한, 클럽을 중심으로 마약 유통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태원 주요 클럽에서 관련 범죄가 벌어지고 있는지도 점검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참석자 존재 여부, 참석 경위, 마약 투약 및 소지 경위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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