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에 취한 채 차를 몰다가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 '압구정 롤스로이스' 신아무개씨가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강남경찰서에서 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성형외과에서 마약류를 투약한 뒤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 행인을 들이받아 크게 다치게 한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등 혐의로 신아무개(28)씨를 6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지난달 2일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성형외과에서 피부 시술 명목으로 미다졸람·디아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2차례 투약한 뒤, 100m가량 운행하다 행인 ㄱ(26)씨를 들이받아 뇌사 상태에 빠트리고 구호 조처 없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신씨는 마취제로 비틀거리는 등 운동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핸들과 가속페달을 잘못 조작해 보도를 침범해 ㄱ씨를 크게 다치게 했다.
신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지만, 유치장에 구금됐다 다음날 바로 풀려났다. 경찰이 마약류 투약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신씨가 풀려났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일기도 했다.
신씨는 “병원에 피해자 구조를 요청하고자 사고 현장을 잠시 떠난 것”이라고 주장하며 뺑소니 사실을 부인했으나, 검찰은 병원 쪽과 약물 투약과 관련한 말을 맞추려고 사고 현장을 이탈했다고 판단했다. 신씨가 결제내역 조작을 시도하고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는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달 신씨 주거지 수색 도중 발견한 1억원 현금 출처와 유튜버 등이 제기한 ‘조폭 또래모임’과의 연관성 등 기타 범행 의혹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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