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육군사관학교(육사)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공무원 시험 한국사 ‘일타강사’로 유명한 전한길씨가 “홍범도 장군은 훌륭한 독립군이다. (흉상 이전 이슈가)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흉상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일부 수강생과 누리꾼들이 한국사 강사인 그에게 “왜 입장 표명이 없냐”고 따져 물으며 불똥이 튀자 입을 연 것이다.

5일 전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꽃보다전한길’ 커뮤니티에 “요즘 홍범도 장군 이야기로 세상이 떠들썩하고 심지어 제가 이에 대해 별말이 없자 어느 쪽 정치 노선이라며 마음대로 단정 짓는다”며 “유튜브 영상 댓글 테러도 일어나고 있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싶어서 있는 그대로 알려드리고자 한다”며 이같은 입장문을 올렸다.

그가 이러한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8월31일 온라인 카페에 ‘현재 홍범도 장군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단 댓글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우리는 팩트만 공부하게 되고 지금 그 평가에 대한 것은 여당과 야당, 그리고 국방부와 광복회 등이 각자 비중을 두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춰서 정치적인 잣대로 각자 주장만 하게 되어 정치적인 분쟁으로 되어가고 있다”는 댓글을 달았다. 해당 댓글은 갈무리돼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고, 누리꾼들은 “입장 표명을 피한다” “지난 대선에 누굴 찍었냐” 등의 댓글로 전씨를 공격하고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전씨는 “과거 강의 때마다 일관되게 훌륭한 독립군으로 강의해왔고 이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며 “이미 다 밝혀지고 알려진 과거사 이야기(객관적 사실)라 논란이 될 것도 하나 없다. 그러니 이와 관련해서는 제가 새롭게 할 말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문제가 되고 뉴스에 나오고 하는 일들은 이미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되서 여당 야당도 싸우고, 국민들도 지지·반대 나누어져 있는 상태에서 뭐라고 한마디 하면 논란이 될 것 뻔하고 해서 참고 있었을 뿐이다. 역사적인 팩트에 관한 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묻는 이들에게 그는 “저는 정치인도 아니고, 정치할 생각도 없고, 정치적으로 이해관계도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공무원 한국사 강사로서 팩트에 근거해서 강의하고, 민감한 근현대사 단원에서는 수험생 입장들을 존중하고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고 늘 상식적인 선에서 이야기해왔다”고 답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