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에 지명된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이균용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는 23일 “최근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해 자유와 권리에 봉사하고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겠다”라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며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를 공개 비판을 해온 인물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김명수 대법원장을 예방하기에 앞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모친상 중에 새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터라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새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에 대한 소감을 묻자 “다 아시다시피 최근에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해 자유와 권리에 봉사하고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바람직한 법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성찰해보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때문에 대법원장으로 지명됐다’는 야권의 비판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친한 친구의 친구이다 보니까, 그리고 당시에 서울대 법과대학이 160명인데 고시 공부하는 사람이 몇 안 되어, 그냥 아는 정도이지 직접적인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종종 법리 자문을 구할 만큼 이 후보자와 가까이 지낸 사이로 법조계에서는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법 국정감사장에서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묻는 말에 이 후보자는 “제 친한 친구의 친한 친구입니다” “친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아직까지 후보자에 불과하고 국회의 청문과 인준 동의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드리는 것은 주제넘은 말이 된다”며 말을 아꼈다. 기고글 등을 통해 ‘사법부가 정치화했다’며 목소리를 높여온 것과 관련해서도 “재판의 공정과 중립성은 어느 나라 사법제도의 기본”이라며 “제가 썼던 글에 나와 있다시피, 그 이상 특별히 말씀드릴 것은 없다”고 답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진했던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을 안 해봤기 때문에 차후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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