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밤, 정부가 ‘철근 누락’ 아파트로 발표한 경기도 파주시 초롱꽃마을3단지(파주운정 A34)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도색 보수 작업’을 한다며 쳐진 천막 안 기둥에 철제 기둥이 받쳐져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날 주민 설명회에서 사실은 철근 누락 보수 공사를 하기 위해 천막을 쳤다고 밝혔다고 한다. 고병찬 기자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시한폭탄이 터지듯 불안감에 살아야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에서 발주한 아파트 지하주차장(무량판 구조) 15곳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된 가운데 입주민들이 계속해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파주 운정 엘에이치 아파트(초롱꽃마을 3단지) 주민 문진규씨는 2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여기서 계속 살아야겠나 싶은 생각도 든다”며 “말 그대로 지진이 나서 갈라지거나 하면 무조건 무너질 게 뻔한 것이고, 그런 상태로 있으니 입주민은 정말 불안하다”고 했다. 문씨가 사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철근 12개가 빠졌다고 알려진 곳이다.
특히 이 아파트는 입주민 모른 채 보강공사를 하고 있었다는 게 드러나서 논란이 됐다. 천막으로 둘러싸인 아파트 지하주차장 일부 기둥에 대해 ‘바닥 페인트 도색’, ‘벽 도색 보수공사’라는 설명을 붙여놨지만, 사실 철근 누락 보수 공사였다고 엘에이치가 뒤늦게 해명했기 때문이다. 문씨는 “설명회 때 (엘에이치는) 불안감을 조성하기 싫어서 얘기를 안 했다고 말했다”며 “입주민 입장에서는 무슨 공사인지 알아야 그쪽을 피해서 움직일 것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31일 밤, 정부가 ‘철근 누락’ 아파트로 발표한 경기도 파주시 초롱꽃마을3단지(파주운정 A34)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도색 보수 작업’을 한다며 쳐진 천막 안 기둥에 철제 기둥이 받쳐져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날 주민 설명회에서 사실은 철근 누락 보수 공사를 하기 위해 천막을 쳤다고 밝혔다고 한다. 고병찬 기자
문씨는 공사가 덜 된 채 입주민을 받은 것이 의심된다고 했다. 그는 “입주 초에 지하주차장 입구 쪽 천장이 다 뜯어져 있었다. 그쪽에서 물이 떨어지기도 했다”며 “입주민 입장에서는 공사가 덜된 건가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했다.
문씨는 철근 사태 이후 엘에이치의 설명 과정도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엘에이치에서) 긴급 설명회라고 하면서 공지를 올렸는데, 문자 한 통 없이 게시판에다가 에이포(A4) 용지 한 장 끼워놓는 게 다였다”고 했다. 많은 입주민이 설명회에 참석 못 했다는 것이다.
문씨는 자세한 설명을 원한다고 말했다. 문씨는 “입주민 입장으로 안전을 보장받고 싶다. 엘에이치가 어떻게 얘기하느냐에 따라 소송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