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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총경 회의’ 괘씸죄? 주재관 합격했는데 발령 안 내는 경찰

등록 2023-08-01 07:00수정 2023-08-02 02:14

지난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징계를 받고 최근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발령이 난 류삼영 총경이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사직 기자회견을 마치고 사직서를 취재진에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징계를 받고 최근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발령이 난 류삼영 총경이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사직 기자회견을 마치고 사직서를 취재진에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 회의)’ 참석자가 영국주재관에 최종 합격하자, 경찰청이 기존 주재관의 임기를 연장해 파견을 막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상반기 인사에서 참석자 40여명을 좌천시킨 데 이어 하반기 인사에서도 일부 총경들을 기존 경정급 자리에 발령내는 등 인사 보복이 계속되고 있다.

3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30일 외교부가 ‘2023년 하반기 주재관 정기공모’ 합격자를 발표할 당시 영국주재관 합격자는 ㄱ총경이었다. 하지만 합격자 발표 이후 경찰청은 기존 주재관의 임기를 6개월 연장하기로 하고, 합격한 ㄱ총경 파견 발령을 내지 않았다.

이미 임기 3년을 채운 상황에서 새 주재관 선발이 완료됐는데, 전임자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 파견 발령을 내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총경회의 참석자였던 ㄱ총경은 지난 2월 상반기 인사에서도 경정급 자리였던 시도청 112치안종합상황팀장으로 좌천된 바 있다. ㄱ총경은 “지금은 특별히 드리고 싶은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한 경찰관은 “외교부에서 합격자로 발표까지 했는데, 기존 주재관 임기를 연장시킨다는 명목으로 파견을 안 보낸다는 건 말이 안되는 일”이라며 “윤희근 경찰청장이 총경회의 참석자 리스트를 가지고 인사 보복을 집요하게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 주재관이 임기를 연장하기로 하면서 생긴 일”이라며 “6개월 뒤 어떻게 될지는 인사 문제라 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취소 통지는 받지 못했고, 기존 주재관이 연장하는 것으로 전달받았다. 그외에는 인사 사항이라 언급하기 어렵다”고 했다.

‘주재관 선발 사고’에 관여된 인물도 좌천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ㄴ과장이 지난 27일 돌연 경찰대로 좌천성 발령이 났는데, ㄱ총경이 총경 회의 참석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주재관 선발에 필요한 서류를 내줬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27일 발표한 하반기 총경 인사에서도 총경회의 참석자 보복 인사는 계속됐다. 총경 회의 참석자 중 교육이 진행되는 등의 이유로 상반기 인사가 어려웠던 여러명이 기존 경정급 자리인 시도청 112상황팀장으로 발령됐다. 지난해 2월에도 40여명이 대거 좌천된 바 있다. 한 경찰관은 “교육받느라 좌천을 못시켰던 참석자까지 끝까지 찾아내 보복하는 걸 보여주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총경 회의를 주도했다 정직 징계를 받았고, 이후 다른 청 112상황팀장으로 발령났던 류삼영 총경은 이날 사직 의사를 밝혔다. 류 총경은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경찰청장에게 간곡히 호소한다. 저의 사직을 끝으로 더 이상 조직 전체를 뒤흔드는 보복 인사를 멈추고 부당한 외압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하는 청장 본연의 임무를 다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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