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청이 23일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파출소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는 등 사고 전후 경찰의 대응 조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충북 청주 오송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참사 발생 당시 현장 부근에 출동했던 경찰관이 112 지령을 받는 태블릿 피시(PC) 오류로 ‘참사 현장으로 출동하라’는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경찰관은 이런 사실을 보고했음에도 “거짓말한 파렴치한”으로 매도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경찰이 내부망인 112 신고 처리 시스템에 출동한 것처럼 허위 입력한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4일 <한겨레>가 확인한 경찰 내부망 글을 보면, 지난 15일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오송파출소 소속 ㄱ경찰관은 ‘신고를 받고도 궁평 제2지하차도가 아닌 제1지하차도로 출동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저희는 태블릿 피시 오류로 아예 관련 신고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최초 조사를 받을 때 오전 7시58분 ‘궁평지하차도도 통제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접수된 사실 자체를 몰랐고, 당일 오전 7시46분 ‘역주행’ 신고에 대한 질문으로 착각해 “출동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후 ㄱ경찰관은 ‘엉뚱한 곳에 출동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태블릿 피시 오류를 의심하고 자체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는 “당시 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인지 못 했다는 것은 16일 본청 담당자가 직접 확인했고, 17일 밤에 흥덕서 112상황실과 흥덕서 경비과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 경찰관은 “(그럼에도) 출동했다고 허위보고한 거짓말쟁이들이 됐다”고 덧붙였다.
허위 출동 의혹이 제기되자 충북경찰청은 전날 브리핑을 열고 7시58분 신고와 관련 “충북청 112상황실이 궁평 제2지하차도를 신고 위치로 특정해 출동 지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순찰차가 제2지하차도로 이동하지 않은 데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오송파출소 경찰이 8시8분께 제1지하차도로 이동한 것은 112상황실 지령 때문이 아닌, 궁평1교차로와 침수된 쌍청리 도로를 통제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기술적인 문제 등은 수사를 통해 확실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