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두른 조모씨가 지난 2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는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낮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아무개(33)씨가 범행 직전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훔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4일 “조씨가 사전에 흉기를 준비해 범행을 저지른 것 등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은 명백한 계획 범죄”라고 밝혔다. 살인죄는 계획 범죄일 경우 더 무거운 형량을 받는다.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조씨는 지난 21일 낮 12시3분 인천에 있는 자신의 집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서울 금천구 할머니 집 인근으로 이동했다. 낮 1시57분 금천구에 있는 마트에서 흉기 2점을 훔친 뒤, 택시를 타고 신림동 범행 장소로 이동했다. 택시에서 내리면서 흉기 1점은 두고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조씨는 오후 2시7분 신림역 4번출구 부근에 있는 골목에 도착해 흉기를 휘둘러 지나가던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신림역 인근을 범행 장소로 택한 이유에 대해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알기에 정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조씨가 이동하면서 두 차례 택시비를 내지 않은 점과 흉기를 절도한 것까지 확인했기 때문에 사기 및 절도 혐의까지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오는 26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씨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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