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서초구 ㅅ초등학교의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추모객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도 누군가 겪고 있는 일이기에”, “교사 개인이 감당하기 버거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서울 서초구 ㅅ초등학교 담벼락은 최근 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교사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내용의 메모지들이 나부꼈다. 동료 교사들과 일반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찾던 ㅅ초등학교 내 분향소는 이날로 운영을 마쳤다.
서울시교육청은 23일 출입기자단 공지에서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한 장소였던 ㅅ초등학교가 추모 공간이 되어야 마땅하나 방학 중 방과후 교실, 돌봄교실 등의 교육 활동으로 ㅅ초등학교 분향소는 23일까지 운영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양해해달라”고 전했다. 대신 서울시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분향소는 오는 28일까지 운영된다.
교육 현장에선 일부 교사들이 숨진 교사의 49재 날인 오는 9월4일 연대 파업을 벌이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집단행동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날 초등학교 교사들이 모인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을 보면, ‘고인의 49재 날인 9월4일 연가나 병가를 내자’고 제안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다.
작성자는 “혼자 못 나오면 누군가 보결하겠지만 한 학교에서 5~10명 가까이 나올 수 없다면 보결을 돌릴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사들은 “아직 저경력이지만 동참하겠다”, “전국적으로 수업 거부를 해야 한다”는 등의 댓글을 달며 호응했다.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사들은 파업권을 보장받지 못하는데, 연가나 병가를 내는 방식으로 우회 파업을 하자는 것이다.
23일 서울 서초구 ㅅ초등학교에서 한 추모객이 담임교사를 추모하며 슬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당국은 사건의 진실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등 교육당국은 경찰 조사와 별도로 꾸린 합동조사단을 24일부터 본격 가동한다. 앞서 교육부는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서울시교육청, 강남서초교육지원청과 함께 합동조사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단은 교육부·서울시교육청 등에서 인력 5명 안팎으로 구성돼 24일부터 4일 동안 해당 학교장, 교감, 동료 교원과 면담해 사안 파악에 나선다. 해당 교사의 업무 분장, 해당 학급의 담임 교체 현황, 학교폭력 사안 처리 현황을 확인하는 동시에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근무상황과 문서 수·발신 현황 등 사건 관련 내용을 살핀다는 계획이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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