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강제동원, ‘피해자 중심주의’ 입각해야”…인권위, 정부안 우려 표명

등록 2023-03-07 16:21수정 2023-03-07 22:11

일본 사과·배상 없는 ‘제3자 변제’ 정부안에
국가인권위원장도 우려 성명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기금을 국내 기업 단독으로 조성하는 ‘제3자 병존적 채무 인수’ 방안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6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앞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관계자들이 긴급 항의행동을 열어 ‘반인권∙반헌법∙반역사적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을 규탄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기금을 국내 기업 단독으로 조성하는 ‘제3자 병존적 채무 인수’ 방안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6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앞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관계자들이 긴급 항의행동을 열어 ‘반인권∙반헌법∙반역사적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을 규탄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을 두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인권위는 송두환 위원장 명의로 “일본 기업의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를 배상하는 문제와 관련한 정부 발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한일 양국 정부와 책임 있는 일본 기업에 필요한 조처를 촉구한다”는 성명을 7일 냈다. 전날(6일) 외교부가 행정안전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포스코 등 국내 기업 16곳의 출연 기금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판결금을 배상하는 방안을 발표한 데 따른 입장 표명이다. 인권위는 성명에서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인권위는 “강제동원 피해자를 위한 모든 대책은 피해자가 겪는 정서적, 심리적 피해를 고려해야 한다”며 “한일 양국 정부와 책임있는 일본 기업이 피해자 중심으로 배상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하며, 한국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가 책임 있는 일본 기업과 일본 정부로부터 마땅히 받아야 할 인정과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어 인권위는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가해자의 인정과 사과가 없는 채로, 더군다나 제3자 변제의 방식으로 배상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강제동원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는 방법의 배상은 국제 인권 기준이 강조하는 피해자 중심적 접근에 반하는 일”이라고 했다. 인권위는 피해자와 유족들이 “가해자의 사죄와 배상 참여 없는 제3자 변제는 굴욕적”이라며 정부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점도 명시했다.

대신 인권위는 문제 해결이 ‘일본의 강제동원 사실에 대한 인정과 사과’에서 시작된다고 짚었다. 인권위는 “강제동원 피해 배상은 금전적 채권·채무 문제가 아닌 인권침해 사실의 인정과 사과를 통한 피해자의 인간 존엄성 회복과 관련한 문제”라며 “일본 기업과 정부가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피해자와 이들 가족에게 사과하는 것은 피해 회복과 화해,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관계 설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가 일본 배상 책임을 뺀 이번 안을 발표하며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강조한 것과 달리, 일본의 인정과 사과가 관계 회복의 시작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인권위는 “최근 몇 년간 일본 정부와 기업들의 관련 발언, 행동은 인권침해 행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책임지는 태도로서 바람직하지 못했다”며 “한일 양국 간의 재정적 채권·채무관계를 정치적 합의로 해결하고자 체결된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피해자 개인에 대한 배상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엄마, 삭발하고 구치소 간다…“26년 소송에 양육비 270만원뿐” 1.

엄마, 삭발하고 구치소 간다…“26년 소송에 양육비 270만원뿐”

10도 뚝, 5일 아침 한파주의보 가능성…6일은 일부 지역 영하 2.

10도 뚝, 5일 아침 한파주의보 가능성…6일은 일부 지역 영하

[속보] 크렘린궁 “푸틴,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나” 3.

[속보] 크렘린궁 “푸틴,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나”

이라크까지 떠나간 ‘세월호 잠수사’ 한재명의 안타까운 죽음 4.

이라크까지 떠나간 ‘세월호 잠수사’ 한재명의 안타까운 죽음

‘퐁퐁남’ 선택적 검열에 분노한 누리꾼들 “네이버웹툰 네버 소비” 5.

‘퐁퐁남’ 선택적 검열에 분노한 누리꾼들 “네이버웹툰 네버 소비”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