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 주한미국대사관 제공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은 7일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해법 발표 이후 전망과 관련 “결국은 한·미·일 협력이라는 이름으로 군사적인 영역으로 확실히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전 차관은 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강제동원 해법 발표와 관련 “한-일 관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되면, 한·미·일 안보 협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더 나아가서 한·미·일 협력이 보다 포괄적이고 풍부한 그런 어떤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강제동원 해법 발표를 통해) 한-일 간 소위 우호적인 관계를 지향하고 역사 문제를 미래라는 모습으로 덮어버렸으면, 그 다음 수순은 북한의 위협을 상당히 과하게 포장하고 중국에 대한 이런저런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그러면 한·미 포괄동맹 이상, 지역의 안보체제를 강조하는 파트너십을 이야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은 한·미·일 협력이라는 이름으로 군사적인 영역으로 확실히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차관은 일본 피고기업의 책임을 면책해준 정부의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서 피해를 보셨던 분들에 대한 2차 가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대법원의 판결, 소위 법의 취지 정신과 어긋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체계의 최고인 대법원이 민사소송에 대해서 판결을 내린 것이고 일본 기업의 사죄와 그리고 배상조치가 있어야 된다라고 했는데 행정부가 나서서 외교적이라고 하는 문제 때문에 사법부에 내린 판결을 일종의 흔들거나 무효화시키는 행위를 하면 그것은 매우 헌법체계를 유린하는 상황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최 전 차관은 정부가 강제동원 해법을 내놓은 것이 우리 기업에 불리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오로지 자기(미국)를 위한 것이다. 와서 서빙하라는 것”이라며 “거기에 대해서 반문하고 반론을 해야 하는 국익외교를 해야 되는데 이거 이렇게 하면(강제동원 해법을 내놓으면) 미국이 이렇게 해주겠지라고 하는 것은, 동맹을 매우 의인화하거나 의리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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