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허위 진단서로 병역 면제·감면해준 혐의를 받고 있는 병역브로커 구아무개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은 신체검사 결과서(왼쪽)와 의뢰인으로부터 받았다는 카카오톡 메신저 캡처가 올라와있다.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뇌전증을 가짜로 꾸며내는 등 병역 면탈 방법을 알려주고 1억1천만원을 받은 브로커 김아무개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뇌전증 병역 비리와 관련한 구속영장은 이번이 두번째다.
서울남부지법 홍진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오후 5시50분께 병역 브로커 김아무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박은혜)는 김씨를 병역법 위반으로 지난 5일 서울남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다른 브로커 구아무개씨는 지난달 21일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병역의무자에게 뇌전증 증상을 알려주고, 허위로 꾸며내 병역을 면제받거나 감면받도록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구씨는 군 전문 행정사로 활동했으며, 김씨는 구씨의 행정사 사무소에서 부대표이사 직함으로 일했다. 김씨는 병역의무자 10명에게 병역의무를 면탈하게 하고, 그 대가로 1억1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계약을 취소하려는 의뢰인에게 ‘상담료를 지급하라’며 법원에 상담료 지급명령까지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병무청은 지난해 12월부터 병역 면탈 합동 수사팀을 구성해 병역비리를 수사해왔다. 합동수사팀은 체육계·연예계·법조계 등 병역면탈자를 수사하고 있으며, 그 대상은 70∼100여명에 이른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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