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국가공무원노동조합소방청지부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를 찾아 이태원 참사와 관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고발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재난·안전관리 총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이 장관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통보할 예정이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소방노조)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 앞에서 “참사의 첫 요인은 현장 대응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예방 조처가 잘못돼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2의 참사를 막기위해 총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한다”며 이 장관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에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고발했다.
소방노조는 “이태원 참사는 예측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닌 해마다 반복되는 행사였으며 또한 해마다 반복적으로 아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지난달 29일 그 안전관리는 무너졌다. 행안부 장관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행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반드시 이 장관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며 경찰은 이 장관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사전 안전조처 실패에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조사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즉시 이태원 참사책임을 인정하고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고발 대리인 법률사무소 일과사람의 최종연 변호사는 고발장에서 직권남용 혐의가 빠진 데 대해 “직권남용은 현장 지휘 내용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고 그 부분은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추가로 검토해 접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진영 소방노조 위원장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이 입건돼 특수본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이미 아수라장이 된 현장 대응 단계에서 지휘관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며 “지금 행태는 책임 전가식 꼬리 자르기 수사로 보고있다. 소방관들의 좌절감이 높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이 장관에 대한 고발을 접수하고, 이 장관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공수처법에 따라 공수처에 통보할 예정이다. 공수처장은 60일 이내에 직접 수사할지 여부를 경찰에 회신해야 한다. 경찰은 이 장관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법리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이미 지난 1일 이 장관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참사 당시 사전 안전 관리·대응 부실로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상태다.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 이후 여야에서 모두 경질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지난 13일 ‘범정부 재난안전관리체계 개편 티에프(TF)’를 맡았으며, 지난 11일에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 하지만 그건 국민에 대한 도리도, 고위공직자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라고 밝혀 비판을 받고 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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