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 등이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당시 119 신고 접수 뒤 구급차가 현장에서 부상자 등을 싣고 병원에 내려주기까지 평균 2시간30분 넘게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구급차가 참사 현장에 도착하는 데만 평균 1시간40분 가까이 걸렸다. 많은 인파와 불법 주차 때문에 사고 현장 접근이 어려웠던 탓이다.
3일 <한겨레>가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소방청의 ‘이태원 참사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구급차들이 지난달 29일 119 신고 접수 뒤 서울 이태원 현장에서 부상자 등을 구급차에 태워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2시간34분44초가 걸렸다. 신고 접수 뒤 2분 만에 병원으로 이송된 경우도 있었지만, 최대 7시간이 걸린 사례도 있었다.
구급차가 신고를 접수한 뒤 이태원 참사 현장에 도착하는 데만도 평균 1시간38분19초가 걸렸다. 1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사례도 있었지만, 최초 신고 접수(밤 10시15분)를 하고도 환자 이송을 위해 30일 새벽 4시에야 구급차가 소방서를 출발하는 등 무려 5시간45분이 걸린 사례도 있었다. 구급차가 부족해 출발이 늦어진 것으로 비친다. 구급차는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와 충청도 각지에서 동원됐다. 서울에서 107대, 경기도에서 67대, 인천에서 14대가 동원됐다. 충북·충남에선 7대가, 강원도에서도 1대의 구급차가 현장으로 달려왔다.
참사 현장으로 가장 먼저 출발한 구급차가 소방서를 나와 부상자를 싣고 병원에 내려주는 데까지는 1시간34분이 걸렸다. 서울 종로소방서에서 밤 10시18분 출발한 이 구급차는 약 6.2㎞ 거리에 있는 참사 현장에 24분 만인 10시42분에 도착했으나,
11시25분에야 부상자를 싣고 현장을 떠날 수 있었다. 많은 인파와 불법 주정차로 구급차가 이동에 애를 먹었던 탓이다. 두번째로 출동한 구급차 역시 부상자를 병원에 내려주기까지 2시간27분을 썼다.
특히 최초 신고 접수를 하고 출동한 구급차들이 환자를 병원까지 이송하는 데는 평균 2시간53분57초가 걸렸다. 이 시간 신고를 접수해 출동한 구급차는 총 94대였다. 이 구급차들이 참사 현장에 도착하는 데까지도 평균 2시간3분21초가 걸렸다.
신고 접수 뒤 7시간가량 뒤에야 병원에 도착한 사례도 있었다. 29일 밤 11시50분 신고가 접수된 20대 여성의 경우, 인천 중부소방서를 출발한 구급차에 실려 이튿날인 30일 새벽 6시50분에야 병원에 도착했다. 이 여성은 이송 당시 심정지 상태였다.
이날 구급차를 타고 이송된 198명 가운데, 최종 병원에 도착한 이들 중 80명은 심정지 상태였고 사망 판정 뒤 이송된 이들도 40명에 달했다. 또 통증이 42건, 마비 6건, 호흡곤란 4건, 실신 4건, 골절 4건 등 차례였다. 나머지 사안으로는 17건이 있었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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