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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창룡 옷 벗게 한 ‘98분 통화’…이상민 장관은 요지부동이었다

등록 2022-06-27 11:06수정 2022-06-28 10:42

경찰국 신설 등 경찰 통제 ‘신중한 접근’ 설득했지만
행안부 장관 강행 의지 밝혀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사의를 표명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사의를 표명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 주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98분간 통화를 했지만, 이 장관이 경찰국 신설 등 통제 방안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김 청장은 지난 주말 이 장관과의 통화에서 1991년 경찰법 제정 배경 등을 설명하며 행안부에서 추진하는 경찰국 신설 및 지휘규칙 제정 등에 대한 의견수렴 등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이 장관을 설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장관은 김 청장에게 “경찰청은 그동안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비공식적으로 직거래를 해왔다”, “현재 치안사무 관련해 경찰은 어느 누구의 지휘도 받지 않는 치안 공백 상태였다”는 취지로 말하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사의 입장 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사의 입장 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 청장은 이날 아침 8시 지휘부 회의에서 이런 경과를 설명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김 청장은 지난 21일 행안부 내 경찰조직(경찰국) 신설을 뼈대로 하는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이 나온 뒤 여러 차례 이 장관과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주말에 이뤄진 이 장관과의 통화에도 경찰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사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이 벌어지고 이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국기문란’이라고 하면서 김 청장의 거취는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상민 장관은 오전 11시 경찰 통제 방안에 대해 브리핑을 열었다. 행안부가 브리핑을 마친 뒤 낮 12시께 김창룡 청장도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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