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S 뉴스레터 구독하기 https://bit.ly/319DiiE
매일같이 헛품을 팔던 쿠바의 한 어부가 어느 날 큼직한 물고기를 낚았습니다. 하지만 뭍으로 돌아오는 길에 상어 떼가 물고기를 다 먹어치워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헤밍웨이는 한 어부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노인과 바다>라는 소설을 썼습니다. 세상에 의미 없는 행위가 있을까요? 결과로만 보면 어부에겐 허탈과 상심의 시간일 수 있지만, 그 일이 후대에겐 큰 교훈이 됐습니다. 어부가 고기를 잡는 것, 작가가 제대로 된 글을 쓰는 것. 자기 본분에 충실하다는 건 세상사에서 당연한 얘기이고 상식입니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조화를 이룰 때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고 공정과 상식이 존재하겠죠. 해가 뜨는 경주시 양남면 읍천항 인근 바다에서 한 어부가 조업하는 모습을 보며 일상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