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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선 이틀 앞두고 터진 ‘김만배 파일’, 막판 판세 뒤흔드나

등록 2022-03-07 18:20수정 2022-03-07 22:05

검사 윤석열의 ‘봐주기 수사’ 의혹 재점화
김, 2011년 대장동 불법대출 수사 거론하며
“내가 (윤석열에) 통할 만한 사람 소개…박영수”
국민의힘 “새벽에 제보”…검찰 수사기록 공개
브로커 조씨 “윤석열 검사 만난 적 없다” 진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공동취재사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2011년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불법 대출 봐주기 수사 의혹이 선거 막판 주요 변수로 다시 떠올랐다.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김만배(구속기소)씨가 ‘박영수-윤석열 라인’을 통해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의 지난해 9월 음성파일이 언론에 공개되자, 국민의힘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와는 다른 내용의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 수사기록을 제보 받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물론 윤석열 후보에게도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 2일 대선 후보 마지막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대장동 특검’ 도입을 두고 설전을 벌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으로서 포괄적 책임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 윤 후보는 아버지 집 급매 등 대장동 사건 관련자들과 구체적 연결고리가 있다. 특히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였던 윤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며, 남욱(구속기소·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 등이 브로커 조아무개씨를 통해 1155억여원을 불법 대출 받을 사실을 파악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조씨 변호인은 검찰 시절 윤 후보와 친분이 두터웠던 박영수 변호사였다. 조씨에게 박 변호사를 소개시켜 준 사람은 김만배씨다.

이와 관련해 김씨와 친분이 있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지난해 9월15일 김씨와 나눈 대화 음성파일이 6일 밤 탐사보도매체 <뉴스타파>를 통해 공개됐다. 신 전 위원장은 이 매체 전문위원이다. 음성파일에서 김씨는 “그 당시에 윤석열이 (중수부) 과장, 박OO이 주임검사야. 그래서 박영수를 소개해줘. 내가” “왜냐하면 나는 그 (통할 만한) 혈관을 다 아니까” “통할 만한 사람을 소개한 거지”라고 말한다. 녹취가 이뤄진 시점은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해명 기자회견을 열어 “모범적 공익사업”이라고 밝힌 이튿날이다. 검찰 수사는 2주일 뒤에 시작됐다. 신 전 위원장은 녹음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김만배씨 쪽은 “조씨에게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해준 것은 맞다”면서도 이번에도 “과장, 허풍이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김씨가 동업자들과 싸움이 나니 과장되게 허풍을 떤 것”이라고 했다. ‘동업자도 아닌 사람에게까지 왜 과장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친구라는 사람이 왜 녹음을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답변을 비껴갔다. 박 변호사도 입장문을 통해 “후배 검사들에게 수임사건을 청탁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또 다시 부인했다.

여권을 중심으로 의혹이 급속히 확산하자, 국민의힘은 7일 오후 4시께 “오늘 새벽에 한 제보가 날아들었다”며 검찰 수사기록 일부를 공개했다. 지난해 11월24일 브로커 조씨가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2011년 윤석열 검사를 만났는지’ 확인하는 진술 내용이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내용을 보면 조씨는 “김만배가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시켜줬다”고 인정하면서도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 “조사가 완전히 끝난 후 한두달 지나서 중수부 조사실에서 박OO 검사님이 커피 한 잔을 주면서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들의 가족관계 등을 물어봤다”고 말한다. 김은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장은 “제가 받은 제보에는 ‘윤석열을 만난 적 없다’는 대목이 있다. 검찰 진술조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조씨 조사 닷새 전인 지난해 11월19일 남욱 변호사를 조사했다. 이때 남 변호사는 2011년 김만배씨가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했다. 조OO이 2회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실제로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다고 했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진술한 바 있다. 2회 조사 검사에 대해 남 변호사는 “윤석열 중수2과장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국민의힘이 공개한 진술조서 진위에 대해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해 진술조서 확인은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 조직을 잘 아는 이들은 봐주기 수사 의혹 쟁점이 누가 커피를 타줬는지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수사 및 기소 여부를 결정할 때 당시 대검 중수2과장으로 부산저축은행 사건 주임검사였던 윤 후보(사법연수원 23기)의 판단이 큰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박OO 검사(29기)는 중수부 연구관으로 부하검사였다. “윤석열, 박OO에게 통할 만한 사람을 소개했다”는 김만배씨 역시 음성파일에서 “윤석열이 ‘니가 조OO이야?’이러면서”라며 윤 후보가 조씨를 직접 만난 것으로 말하다가, 이어지는 대화에서는 “박OO이 커피, 뭐 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조씨를)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한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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