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됐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 대표 제공
정부를 상대로 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보를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진행 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사이버 공격으로 누리집이 다운되고 일부 시민에게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전장연은 페이스북을 통해 “홈페이지가 집중 공격으로 서버가 다운됐고, 전장연 구글 드라이브도 공격으로 파일이 삭제됐다”며 “혜화역 승강장의 선전물은 누군가에게 뜯겨 나갔고, 지하철 선전전을 하고 있는 장애인 활동가는 길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폭언과 협박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기자회견을 알리는 페이스북 라이브는 모욕적인 댓글이 가득 찼다”고 알렸다.
실제로 이날 한 시민이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전장연 사무실을 찾아가 “불을 지르겠다”며 위협했다고 전장연은 전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에 신원 미상의 20대 남성이 찾아와서 ‘대표 만나러 왔다. 왜 왔는지 몰라서 묻는 거냐’, ‘(시위를) 그만 좀 해라. 사람들 장난 아니게 화났다. 사람들 더 몰려서 찾아올 수 있다. 건물에 불 지르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해당 남성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를 검토 중이다.
지하철 승강장에 설치된 장애인 이동권 시위 게시물 또한 훼손되고 있다. 전장연은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오이도 방향 승강장에 설치된 게시물들이 뜯겨 있었다”며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하철 이동권 시위를 막자’는 등의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고, (장애인들을 향한) 혐오 댓글들이 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시민분들이 그들을 밀어서 내보내고 아니면 승강장까지 못 들어오도록 엘베를 점거하라”며 시위를 막아달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전장연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동하고 싶고, 교육받고 싶고, 노동하고 싶다는 외침에 혐오가 아닌 응원의 말을 보태달라”며 “누군가의 지하철이 아닌 모두의 지하철이 되는 길, 시민들의 응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바로가기:
“장애인 100번 욕할 때 한번은 정부에 해달라”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3032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