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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뉴스AS] 위안부 피해자들이 “여가부 없었으면 죽었다” 하는 이유는

등록 2022-02-11 16:35수정 2022-04-06 10:39

이용수 “여가부 폐지 공약 철회해달라”
피해자 질병 치료·생활 지원 등 사업 축소될까 우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인권운동가가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인권운동가가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 10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인권운동가는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한가지 부탁이 있다”며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철회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그렇게 정한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그 일을 제대로 할 부처를 둬서 지원하도록 하겠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더 큰 예산과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운동가는 “여성가족부가 없었으면 우리는 죽었다”고 호소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평생을 보낸 그가 여성가족부를 없애지 말라고 호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가족부는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위안부피해자법)’에 따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각종 지원 사업을 한다. 현재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는 열 세분이다. 여성가족부는 이들에게 구체적으로 △생활안정지원금 △간병비 △장제비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생계급여 △의료급여법에 따른 의료급여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 및 비급여 비용의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생활안정지원금은 올해 기준 월 162만6천원이 지급된다. 치매・중풍 등 중증 노인성 질환자, 의료기관에 입원·치료 중인 생활안정지원대상자에 대한 간병인 사용 비용도 지원한다. 1년 기준 병원 6570만원, 입주간병 5475만원, 방문간병 4380만원으로 올해 총액은 지난해 간병비 총액보다 50%나 인상됐다. 여가부는 피해자가 간병비가 더 필요할 경우 지원한도를 초과하여 지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생활안정지원 외에도 여성가족부는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건강치료와 맞춤형 지원도 한다. 여성가족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피해자를 연결해 주1회 이상 정기적으로 연락하는 등 사례 관리가 이뤄진다. 힐링카드(병원 등 업종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용도를 제한한 체크카드 지급)를 지급해 병원·약국·건강보조식품 등 건강 관련 비용을 지원하기도 한다. 생활안정지원 대상자가 사망시 500만원 이내로 장례 관련 비용 지원도 가능하다. 또 식료품‧의류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는지 살핀다.

여성가족부는 2018년부터 기림의 날(1991년 8월14일 고 김학순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세상에 알린 것을 기리는 날)을 제정해 운영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왜곡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와 교육·홍보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위안부 지원 사업은 대부분 피해자의 건강과 생활지원에 집중돼있다. 이 대표가 ‘다른 부처’를 통해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이 운동가는 주무부처가 아닌 다른 부처에서 사업을 맡을 경우 지원 규모가 축소되고, 지금처럼 세심한 지원이 사라질까 우려하는 것이다. 또 여성가족부는 정부부처 가운데 여성 인권의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유일한 부처이기도 하다. 이나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다른 부처를 두겠다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 대표와 국민의힘이 구체적으로 어떤 단위에서 어떤 방식으로 ‘위안부’ 지원 사업을 할 것인지에 대한 아무 청사진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말했지만 구체성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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