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두환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옛 국민의힘) 대표가 전두환씨 빈소를 조문한 뒤 “대한민국의 국격을 위해서라도 예우를 갖춰서 전두환 대통령님을 정중히 보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황 전 대표는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씨 빈소에 5분간 조문을 한 뒤 “모든 지도자의 공과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애 많이 쓰셨고 잘 모시라는 말씀, 결과적으로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전씨의 과실을 묻는 말에는 “거기까지만 말씀을 드리겠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황 전 대표는 전두환씨가 12대 대통령이 된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3년 청주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1987년 서울지검 공안검사를 시작으로 대검찰청 공안3과장, 공안1과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 등을 역임하며 주로 공안 업무를 해왔고, <국가보안법 해설>(1998년)을 썼다. 그는 김현희의 칼(KAL)기 폭파사건과 임수경 방북사건 수사를 맡았고, 1980년대 후반 여러 건의 학생운동과 시국사건 수사를 하기도 했다.
황 전 대표는 지난해 2월9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두고 ‘무슨 사태’라고 표현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4·15총선 종로 출마를 선언한 황 전 대표는 모교인 성균관대 앞 한 떡볶이집을 찾았다가 “여기서 학교에 다녔다.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 그래서 학교가 휴교 되고 이랬던 기억이…(있다)”라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 정도로 거론한 것에 당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은 ‘5·18 폄훼’, 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5·18은 신군부가 ‘광주에서 일어난 소요사태’로 규정했지만 민주화 이후 ‘광주 민주화운동’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황 대표가 당시 언급한 내용은 1980년 5월 17일에 있었던 휴교령에 따라 대학을 다닐 수 없게 되었던 상황에 대한 것이다. 당시 혼탁했던 정국 속에서 결국 대학의 문이 닫혀야 했던 기억을 언급한 것”이라고 5·18민주화운동과 무관한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황 전 대표도 “80년도에 제가 (대학교) 4학년이었는데 그때의 시점을 생각한 것이지, 광주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노태우씨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그는 “오랫동안 가족 간의 관계도 있고 얼마 전 아버지 장례도 와주셨기 때문에 많은 위로를 드리고 조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전씨의 공과를 묻는 말에는 “제가 언급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우연 박지영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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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1980년 하여튼 무슨 사태” 발언 역풍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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