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특성화고노조와 학교부터 노동교육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7일 서울시청 앞에서 청와대 앞으로 행진하며 지난달 6일 전남 여수의 한 요트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홍정운군을 추모하고, 학교 노동교육 제도화를 요구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부당한 업무를 거부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면,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가르쳤다면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시는 이런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학교에서 노동교육이 꼭 이뤄져야 합니다.”(문일평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청년사업차장)
7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는 ‘학교부터 노동교육 운동본부’와 전국특성화고노조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지난달 6일 전남 여수 요트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홍정운군 친구들과 특성화고 학생 등 90여명이 참석했다. 특성화고에 재학 중이던 홍군은 물속에서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 등을 긁어 제거하는 잠수 작업을 하다가 숨졌다.
이들은 “안전한 현장실습”과 “학교 노동교육”을 요구했다. 지난 2월 광주의 한 특성화고를 졸업한 ㄱ씨는 “6개월 정도 트럭 정비소에서 현장실습을 했는데 제 생각과 달리 지옥같고 힘들었다. 현장실습에서 부당한 일을 하게 되면 이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홍군의 친구인 김기웅(18)군은 “저희가 바라는 것은 안전한 현장실습장을 만들어 이런 사고가 없어지는 것이다. 현장실습을 폐지하지 말고 우리가 꿈을 펼칠 수 있게 개선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홍군 유족 등은 현장실습 폐지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렸다. 이한수 전국특성화고노조 법규국장은 “기술을 직접 배우고 체험함으로써 미래 진로에 도움을 주는 학습 기회를 없애는 것”이라는 현장실습 폐지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뒤 “학교에서 노동교육 제도화하라” “위험한 작업 지시 거부할 권리, 학교에서 가르쳐라” 등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했다. 이들이 행진할 때 홍군이 생전 좋아했던 노래 ‘밤하늘의 별을’에 홍군 목소리 등을 넣어 개사한 추모곡이 울려퍼졌다.
김윤주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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