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의 한 회사 들머리에 마련된 야외 탁자 아래에 새 주인이 등장했다. 직장인들이 오가며 걸터앉아 잠시 이야기꽃을 피웠을 이곳에 적막이 흐르는 동안, 거미는 부지런히 정교한 집을 짓고 손님을 기다린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서 지난 7월12일부터 실시된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가 8주째 이어지고 있다. 작은 충격에도 망가질 수 있는 거미줄처럼 모두 위태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는 요즘, 마지막 집중력을 끌어모아 본다. 일상으로 돌아갈 길이 무너지지 않도록.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