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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엄마 밥 줘~옷 줘~ 거울을 보세요 누가 보이나요?

등록 2006-01-22 16:06수정 2006-01-2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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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찬희(초등4)가 <돼지책>을 발견했어요. “돼지책? 돼지가 주인공인가?” 혼자 주절거리다가 내 옆으로 바짝 다가와 앉았어요. 찬희는 두 손으로 책을 잡고 앞장 겉표지를 한 참이나 들여다보았어요.

“와! 세상에 빼빼한 엄마가 뚱뚱보 아저씨랑 아이 둘까지 셋을 다 업었어. 이거 좀 봐보세요.”

책을 내 앞으로 당겨서 손가락으로 콕콕 그림을 집어가면서 이야기 했어요. 찬희는 표지를 열면서 완전히 그림책에 빨려 들어갔어요. 소리를 내서 읽기도 하고 그냥 눈으로만 읽기도 했어요. 찬희 옆에서 나도 가만히 그림을 봤어요. 마음속으로 혼자 재밌게 이야기를 해가면서요.

하루 종일 밥하고 빨래에 청소까지
정말 엄마는 일만 하는 사람일까요?
오늘 저녁 설거지 한번 해보세요

피곳 씨와 두 아들들은 아내와 엄마에게 밥 달라고 입을 쫙쫙 벌리면서 외쳤어요. 식탁위에 돼지표 우유와 빈 그릇을 놓고 가만히 앉아서요. “여보, 빨리 밥 줘.” “엄마, 빨리 밥 줘요.”

그러고는 회사로 학교로 휑하니 가 버렸어요. 혼자 남은 피곳 부인은 설거지를 모두 하고 침대를 모두 정리하고 집안을 모두 청소하고 그러고 나서 일을 하러 갔어요. 저녁에 돌아와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어요. 저녁밥을 실컷 먹자마자 빨래하고 다리미질하는 엄마를 본체만체 셋은 폭신한 의자에서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어요. 찬희가 고개를 끄떡 끄덕 거리면서 그림 책 속의 인물들에게 말하는 듯이 이러는 거예요.

“다 늘어져 있다. 돼지처럼 많이 먹고 돼지처럼 축 늘어져 있어서 아무것도 안하고.”


그러던 어느 날 피곳 부인은 편지 한 장을 써 놓고 집을 나가 버렸어요. ‘너희들은 돼지야’ 보살펴주는 사람이 없자 셋은 다 돼지로 변해버렸어요.

“근데 왜 돼지로 변한 거예요?” “조금 더 보면은 알꺼야.” 찬희는 뒷이야기가 몹시 궁금했나봐요. 책장을 빠르게 넘겼어요. “집안에 있는 모양이 다 돼지예요. 이것도 이것도 이것도….”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확인을 시켜주었어요. 찬희 얼굴을 보니까 열이 벌겋게 올랐어요.

배가 고프니 집안에서는 난리가 났어요. “꿀꿀 꽥꽥” 점점 심술을 부렸어요. “제발, 돌아와 주세요!”

피곳 씨와 아이들이 킁킁 거렸어요. 그래서 피곳 부인은 집에 있기로 했지요. 그 뒤 피곳 씨와 아이들은 달라졌어요. 설거지도 침대정리도 다림질도 요리도 정말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 되었어요. 그래서 엄마도 행복했어요.

마지막 책장에 엄마가 웃으면서 차를 수리하고 있어요. 찬희는 금방 알아요.

“아! 알았다. 이제 엄마 일 아빠 일 상관없어요.”

찬희는 다시 거꾸로 책장을 넘겨서 봐요. 보지 못했던 것 까지 맛있게 보고 느끼고 먹을 줄 아는 아이예요. 앤서니 브라운 글. -웅진 닷컴/7천원

이숙양/공부방 활동가 animato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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