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이 일을 알리기, 더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긴장 속에서 상황을 똑바로 지켜보기, 한 걸음 다가가기.’ 목격자가 행동한다는 것은 실제로 폭력을 멈추게 하는 강력한 힘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서로에게 목격자다. 가족이 그렇고, 친구가 그렇고, 한날한시에 같은 거리를 지나는 낯선 사람에게조차 그러하다. 폭력이 생기는 위험한 상황에서, 폭력을 이끌어내는 문화가 자리잡고 퍼지는 바로 그 공간에서, 목격자가 하는 행동은 폭력을 멈추게 하는 강력한 힘이 되기도 하고, 폭력을 인정하고 부추기는 거대한 절망의 벽이 되기도 한다.
교실에서 누군가 한 친구를 모욕하고 위협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장면을 보았다. 모두가 들었을 수도 있다. “잠깐만! 진정하자. 왜 그래?” 하며 끼어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다면 교실은 우리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이다. 직접 끼어들지 않더라도 목격자는 행동한다. 누군가에게 이 일을 알리기, 더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긴장 속에서 상황을 똑바로 지켜보기, 한 걸음 다가가기. 목격자가 행동한다는 것은 실제로 폭력을 멈추게 하는 강력한 힘이 된다. ‘나와 친하지 않아도, 내가 평소에 탐탁지 않아 했던 친구라도,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교실에서 폭력은 안 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교실은 더욱 안전해진다.
목격자로서 작은 행동을 시작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생각이 있다. ‘아무 일 없는 듯 웃음과 즐거움을 뿜어내면 이 공간에 가득 찬 불편한 긴장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저들은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닐까?’ ‘혹시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을까?’ 하는 의심들이 그러한 걸림돌이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아니요!’이고, ‘그렇다 하더라도 폭력은 안 돼!’이다. 위험에 처한 사람이 “도와줘!”라고 말하거나 “모르는 사람인데 쫓아와요” “112에 신고해주세요”라고 소리치면 목격자는 더 빠르게 행동한다.
위험에 처한 사람이 “도와줘!”라고 말하거나 “모르는 사람인데 쫓아와요” “112에 신고해주세요”라고 소리치면 목격자는 더 빠르게 행동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상황에 따라서 직접 개입하는 것이 나 자신에게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긴급전화 112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때, 신고를 하는 내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몸을 숨기고 작은 목소리로 전화를 건다. 어떤 상황인지를 목격한 사실대로 알린다. 폭력이 일어난 곳의 위치를 알린다. 소리를 내지 않고 문자메시지로도 신고가 가능하다. 누가 봐도 망설일 것 없는 위험한 폭력 상황이고 꽤 많은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 하더라도 바로 내가 목격자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다른 누군가가 신고했을 것이라며 행동하지 않는 목격자들에게 둘러싸인 피해가 정말 많다. 목격자의 존재가 절망의 벽이 되는 순간이다.
지구상에는, 교실에서 폭력이 발생한다면 행동하는 목격자가 있을 것이라고 믿을 만한 문화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집 안에서 폭력이 발생한다면 이웃과 국가가 나서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을 만한 문화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 거리에서 폭력이 발생한다면 보는 사람마다 끼어들거나 신고를 해줄 것이라고 믿을 만한 문화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 목격자가 행동하기를 기대할 수 있다면, 나를 향한 폭력 상황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든다. 행동하는 목격자가 된다는 것은 그 한 사람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하는 일이고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문미정 ㅣ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