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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양육 방식에 이견…부부 사이 팀플레이가 필요해요

등록 2020-08-10 18:12수정 2020-08-11 02:35

연재ㅣ최이선의 ‘부모 연습장’

Q. 부부의 양육 태도가 달라서 고민입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부부 사이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아들이 태어난 후 양육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로 많이 싸우게 되었습니다. 아들은 6살이고, 아들도 아빠에게 몇번 혼난 뒤로는 엄한 아빠보다 허용적인 엄마를 더 따릅니다. 아들이 유치원에서 제멋대로 하고 여러 문제를 일으키면서 엄마인 저의 양육 태도를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도움 부탁합니다.

훈육할 때는 부모가 팀을 이루어 한목소리를 내고, 위로가 필요할 때는 누구라도 달려가서 돌봐주어야 하는 것이 건강한 가족의 모습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훈육할 때는 부모가 팀을 이루어 한목소리를 내고, 위로가 필요할 때는 누구라도 달려가서 돌봐주어야 하는 것이 건강한 가족의 모습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A. 서로의 성격을 잘 알고 결혼한 부부들도 막상 아이가 태어나면 양육 방식에 이견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자신이 자라난 방식이 좋았다면 그 방식대로 양육하고 싶어 합니다. 혹은 아이에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여기고, 부모 자신이 고대하고 바라던 방식대로 자식을 양육하고 싶어 합니다.

아빠는 아이를 대할 때 엄격하게 대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아이는 좀 더 허용적인 엄마를 더 찾게 되고, 아빠가 퇴근 후에도 셋이 함께하기보다는 엄마와 노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면 계속 아빠는 소외되고 아이를 훈육하는 장면에 출연하면서 악역을 맡고 다시 엄마와만 친밀하게 되는 사이클이 형성됩니다. 이것은 아이가 동성인 아빠의 건강성을 내재화해야 하고 모델링하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아 건강한 가족 사이클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일단, 건강한 권위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방송에서 ‘딸 바보’ ‘아들 바보’라는 용어가 당연시되는데, 이를 잘못 받아들인 분들은 아이에게 모든 것을 허용하고 선택권을 주어야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로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 것 같습니다. 훈육을 해야 할 때도 사정하면서 아이에게 부탁하듯이 하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아이들은 크고 힘있고 안정되고 따스한 울타리 안에서 사랑받고 허용되어야 하며, 발달단계에 따라 ‘되고 안 되고’를 명확히 배워나가야 합니다. 특히 만 3살 이후는 부모가 일관적으로 훈육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일관성 있는 환경이 제공되었을 때 아이는 자신의 고집이 잘못된 것임을 배우기도 하고 마트에서 떼를 쓰고 굴러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을 배워나갑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너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단호하게) 그 행위는 안 된다’고 말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안 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아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두 눈을 마주치면서 일관되게 안 된다고 해야 합니다. 일부러 무섭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행위는 남에게 해를 끼친다든지 혹은 위험하다든지 안 되는 근거와 함께 훈육하면 됩니다. 아이는 이런 일관된 환경 안에서 안전감을 배우고 안정감을 유지해나갈 수 있습니다.

자, 이제 한번 점검해보겠습니다. 아빠는 놀아주는 방법도 모르고 무조건 훈육을 하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엄마는 정서적으로 아이에게 의존하고 그 친밀감에 의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등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제 퇴근 후에 10분간의 이벤트를 마련합니다. 아빠는 발로 비행기 태워주는 놀이, 천장까지 올려주는 놀이, 신문지를 돌돌 말아 만든 ‘신문지 칼’로 칼싸움 등 신나는 몸놀이를 해주시고 한바탕 까르르 웃은 후 엄마가 등장합니다. 이제 셋이서 ‘쎄쎄쎄’를 합니다. 우리나라 전통의 ‘아침 바람 찬 바람’에 맞추어 내 손 박수 양쪽 박수 하면서 놀이를 하고 나중에 가위바위보로 이긴 사람이 진 사람의 목에 터치한 뒤 어떤 손가락인지 알아맞히기 놀이입니다. 아이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규칙도 배우고 엄마하고만 놀던 시간보다 더 신나는 경험을 할 것이며 아빠와의 친밀감이 형성되면서 아빠를 받아들이기가 좀 편안해집니다.

동시에 아이에게 아빠와 엄마가 한 방향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훈육할 때는 부모가 팀을 이루어 한목소리를 내고, 위로가 필요할 때는 누구라도 달려가서 돌봐주어야 하는 것이 건강한 가족의 모습입니다. 만약 부부 중 한쪽이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과도하게 아이를 훈육하면, 바로 지적하기보다 상대 배우자와 그것에 대해서 따로 상의하는 게 필요합니다.

양육에서 아이들의 유아기는 길게 느껴지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아이가 자라 있고 많은 것이 형성됩니다. 아이가 어리니까 나중에 알려주면 되겠지가 아니라 부모가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큰 틀을 미리 의논하고 그것에 대해 부부가 늘 소통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래야 아이는 헛갈리지 않고 그 틀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나갑니다. 그래야 아이는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건강한 아이로 자라난답니다.

최이선ㅣ 닥터맘힐링연구소 소장·교육학(상담 및 교육심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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