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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겉으론 ‘학교 자율화·다양화’ 속으론 ‘학교 학원화’ 몸살

등록 2009-02-24 07:49수정 2009-02-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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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1년평가
살림살이 나아졌나 ② 교육현장 1년 돌아보니
평준화 골간 흔들…점수 경쟁 줄세우기 가속




공교육 만족도를 두 배로 높이고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공언과 달리,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1년 동안 학교 현장에서 점수 경쟁만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집권 첫 해에 섣불리 자율화를 추진하면서 ‘입시교육’의 자유만 무한정 허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명박표 교육정책’의 첫 결과물인 ‘4·15 학교 자율화’는 전국 단위 일제고사를 통한 성적 공개와 맞물리면서 점수 올리기가 초·중·고교 교육의 목표로 자리잡게 하는 등 ‘학교의 학원화’를 부추기고 있다. 고교는 물론 초·중학교까지 우열반이 기승을 부리는가 하면, 초등학교 성적표에까지 점수와 등수가 기재되는 등 교육현장이 ‘자율화 후폭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0교시와 강제 야간 자율학습이 부활하고 사설 모의고사 횟수도 크게 늘었다. 1년 사이 사설 모의고사를 한 번이라도 치른 고교는 전국에서 718곳으로, 예년에 견줘 2배 늘었다.

대학입시 자율화는 사회적 혼란만 가중시켰다. 고려대가 200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현재 금지돼 있는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진상규명조차 어려운 상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대입 자율화를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고, 입시 업무를 넘겨받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권한이 없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일부 대학들은 지금도 ‘본고사형 논술’을 실시하고 있고, 특히 연세대는 대놓고 본고사를 부활겠다고 선언했지만 속수무책이다.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라 2010년에 자율형 사립고 30곳이 문을 열고, 지난해 기숙형 공립고 82곳이 지정되는 등 ‘특수고교’도 대폭 늘어나 평준화 제도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자율형 사립고는 등록금이 일반 학교의 3배에 이르지만, ‘명문대로 가는 통로’로 인식돼 입학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절반으로 낮추겠다던 사교육비는 경기불황에도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통계청의 ‘3분기 가계조사’ 결과를 보면 도시근로자 가구의 ‘보충교육비’ 지출액은 월 평균 21만9968원으로 2007년 3분기(17만8909원)와 견줘 무려 23%나 늘었다.

김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정부가 말로는 학생들의 잠재력과 창의력이 중요하고, 학교도 다양화해야 한다고 하면서 정책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교사와 아이들이 성적 경쟁으로 내몰려 교육은 획일화하고,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사교육비는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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