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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1년평가
살림살이 나아졌나 ② 두 학부모가 말하는 교육현실
살림살이 나아졌나 ② 두 학부모가 말하는 교육현실
금천구 임아무개씨/중2·초5·유치원, 사교육비 100만원
올해 막내 초등학교 입학 “아르바이트 해야 하나”
특목고 학원은 엄두조차 못내 “돈이 애들 만들어”
학업성취도 공개 뒤 “이사갈 여건 안되고…” 걱정 서울에서 ‘낙후 지역’으로 꼽히는 금천구의 주부 임아무개(38)씨는 요즘 동네 마트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올해 중3, 초6이 되는 아들·딸에 이어 막내 딸까지 학교에 들어가면서 앞으로 들어갈 사교육비를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이미 100만원 가까운 돈을 다달이 사교육비로 쓰고 있지만 다른 집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형편이 안 돼서 아주 기초적인 학원도 못 보내고 있어요. 사교육을 안 시키면 그만큼 못 따라가는데 어떡하겠어요. 조금이라도 더 벌어서 밀어줘야죠.” 임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교육 강화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 공약에 누구보다 큰 기대를 걸었다.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영어교육에 나서고 방과후학교를 활성화하면 학원비 부담도 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국제중 설립, 전국단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개 등 정부가 내놓는 정책들을 보며 이내 기대를 접어야 했다. “발표하는 정책마다 사교육 시장을 들쑤셔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하는 내용들이니 어떻게 정부를 믿겠어요. 아예 기대를 접고 열심히 학원 보내면서 키우는 수밖에 없죠.” 내년에 중·고교생이 될 첫째와 둘째 아이 진학 문제도 고민이다. 특히 이번 고려대 입시에서 특목고 출신이 특혜를 받는 것을 지켜보니 임씨는 힘이 빠진다고 했다. 형편상 한 달에 60만원이 넘는 특목고 학원에 보낼 여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에 가기 전부터 한 달에 100만원 가까운 돈을 내고 영어유치원에 다닌 아이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국제중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가슴아픈 얘기지만 돈이 애를 만드는 것 같아요. 돈없는 부모들은 그냥 포기하는 수밖에 더 있겠어요?” 임씨는 “국제중이나 특목고는 고사하고 그냥 남들 하는 만큼 공부시키는 것도 버거울 뿐”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공개되면서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임씨가 살고 있는 금천구 학생들의 성적이 많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 학부모들의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임씨는 “이 동네 학부모들이 모이면 다들 ‘강남 같은 곳에 비해 이렇게 뒤떨어지니, 이 동네에서 계속 공부시켜서 좋은 대학 보낼 수 있겠냐’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학부모들도 그렇지만 성적 공개로 아이들이 큰 상처를 받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임씨는 “당장 이사갈 여건이 되는 것도 아니니 어쩌겠냐”고 푸념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강남구 이 아무개씨/고3·고1, 사교육비 4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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