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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습만화’에 중독된 우리 아이 어떡하죠?

등록 2008-11-09 16:28

학습만화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부모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 사진은 어린이들이 서점에서 만화책을 읽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학습만화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부모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 사진은 어린이들이 서점에서 만화책을 읽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아이랑 부모랑]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지만
얕은 지식·어휘력 빈곤 우려
읽은 내용 요약·정리할 필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김혜숙(40·경기 부천)씨는 요즘 학습만화에 푹 빠진 아이와 하루가 멀다 하고 신경전을 벌인다. 지난해부터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주문할 때 한두 권씩 사준 학습만화가 제법 되는데, 갈수록 다른 책은 멀리하고 만화만 찾는 아이를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자칫 아이가 흥미 위주의 독서에 길들여지지 않을까 불안하지만, 학습만화가 이미 아이들의 또래문화로 자리잡은 마당에 아예 못 보게 하기도 어려워 고민이다. 바야흐로 학습만화의 홍수 시대다. 출판계의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과학 학습만화 시리즈에 이어 한자 학습만화 <마법천자문> 시리즈가 최근 1000만부를 넘겼다. 이른바 ‘살아남기’ 시리즈로 알려진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도 현재 700만부 넘게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집치고 학습만화 몇 권 없는 집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김씨처럼 학습만화만 찾는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한국독서교육개발원 남미영 원장과 한우리독서논술 이언정 선임연구원의 도움말로 학습만화의 장단점과 활용법에 대해 알아봤다.

좋은 학습만화 고르는 요령
좋은 학습만화 고르는 요령
■ 학습만화, 약일까 독일까 학습만화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지닌 매체다. 우선 장점으로는 재미와 학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만화에는 재미있는 인물과 상황이 설정돼 있기 때문에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과학이나 역사, 경제 등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분야의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 요즘처럼 인터넷이나 비디오 등 자극적인 영상물에 익숙해지기 쉬운 환경에서 아이들이 만화를 통해 책에 흥미를 갖게 될 수도 있다. 이 밖에 만화를 읽다 보면 책이 다루고 있는 분야의 전체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짧은 시간에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재미있기 때문에 여러 번 읽게 되고, 내용을 오래 기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이런 장점이 곧 학습만화의 한계로 지적되기도 한다. 글자로 된 책과 견줘, 만화에는 아무래도 간추린 지식이 담겨 있는데, 아이들은 그것을 전부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또 만화는 글보다는 그림으로 내용을 표현하므로 만화만 읽을 경우 어휘력이 빈곤해질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적장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거목처럼 넘어졌다’라는 문장을 만화에서는 ‘쿵’이라는 한 글자로 표현하기 때문에 고급 어휘를 익힐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만화만 읽어 어휘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글자가 많은 책을 읽기 어려워해 더욱 만화를 찾게 되고 어휘력이 더욱 빈곤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남미영 원장은 “너무 오래 만화로 지식을 얻다 보면 독해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굳이 생각을 하지 않더라도 그림을 통해 내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력을 키우기가 어렵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 단점 보완하려면? 만화의 가장 큰 단점인 어휘력 빈곤을 보완하려면 만화책을 읽은 뒤 아이가 의성어와 의태어로 표현된 만화 속 장면을 구체적으로 부모에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이언정 연구원은 “학습만화를 읽은 뒤 등장인물의 관계를 그림이나 표로 정리해 그들의 특징을 문장으로 쓰거나 만화 속 상황을 긴 문장으로 쓰는 활동을 하면 표현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미영 원장은 “만화를 통해 얻은 지식을 요약해 정리해 보게 하거나, 줄거리와 느낀 점 등을 글로 쓰게 하면 만화를 더 꼼꼼하게 보는 습관이 길러지고 글쓰기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식 습득에서 만화를 ‘주메뉴’가 아니라 ‘맛보기’로 활용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만화를 ‘흥미 촉진제’로 삼아, 본격적인 독서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학습만화와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좀더 구체화된 내용이 담긴 책을 한 권 더 읽게 하는 것이 좋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취학전 아이 어휘력 키우려면

옛이야기 읽어주고 어른과의 대화 참여케

어휘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글자로 된 책을 읽기가 힘들어 만화만 읽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아이가 만화에만 빠지지 않게 하려면 어휘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한국독서교육개발원 남미영 원장은 그의 저서 <엄마의 독서학교>(애플비)에서 취학 전 아이의 어휘력을 높여주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취학전 아이 어휘력 키우려면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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